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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기사승인 2018.09.20  13: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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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기업 포스코의 새길을 열다

[CEONEWS=이재훈 기자] 거함 포스코호는 지금 ‘딥 이노베이션’중이다. 그 중심에는 재무통, 저승사자로 불려온 최정우 제9대 포스코그룹 회장이 있다. 취임 100일을 맞고 있는 최 회장은 CEO로서 정책방향과 개혁과제 그리고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With POSCO’ 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100년 기업 포스코를 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의 ‘건강한 리더십’이 그동안 제기돼 온 정경유착 논란을 잠재우고 환골탈태한 기업시민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 포스코의 위엄을 만천하에 떨치길 기대해 본다. 

                                  
 

최정우 제9대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

제 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면서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그룹의 제 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뒤, 포항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개혁방향으로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People With POSCO’를 정하고 새로운 포스코의 길 “New POSCO Road”를 걸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포스코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본업인 철강제품 고급화와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성장산업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철강사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제품개발과 원가절감기술을 중심으로 R&D를 개혁하고, 차별화된 솔루션 개발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실효성 있는 스마트 기술을 정립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생산체제 구축에 집중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신사업은 총괄책임자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추진 방식과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진취적인 문화를 진작하고 실행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리튬 사업부문은 음극재를 만드는 소재 회사인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 ESM을 통합해서 R&D와 마케팅에서 시너지를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2030년까지 에너지 소재 분야에서 전 세계 20% 점유율, 매출 15조원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톱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사회공헌활동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업그레이드해 사회와 함께하는 포스코가 되도록 하고, 임직원들 각자도 새로운 시대, 미래세대를 위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배려와 공존,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숙한 기업문화를 새로운 포스코 브랜드로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정우 회장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으로 ▲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 등 ‘3실(實)’을 제시했다.

미래 위해 ‘5년간 45조 투자, 2만명 고용’
포스코그룹은 새로운 비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실천을 구체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취임 한 달을 맞이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제조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한 발 앞선 투자와 우수 인재 조기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취임 100일 개혁과제 발표에 앞서 투자 및 인력 충원 계획을 먼저 확정했다.
포스코그룹이 2023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할 분야는 철강사업 고도화, 신성장사업 발굴, 친환경에너지 및 인프라사업 등으로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철강사업은 광양제철소 3고로 스마트화, 기가스틸 전용 생산설비 증설, 제철소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신설 등을 위해 26조원을 투자한다.
미래 신성장 사업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본격 양산체제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 리튬 추출 기술 효율화와 이에 따른 공장 신설을 추진하며, 국내외 양극재 공장 건설에 속도를 높이고 석탄을 활용한 탄소 소재 및 인조 흑연 음극재 공장 신설 등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은 청정화력발전 건설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추진, LNG저장시설 확대를 통한 미드스트림 사업 강화, 미얀마 가스전 시설 확장과 FEED(기본설계) 및 O&M(유지보수) 등 건설 수주역량 강화 등을 위해 9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은 미래성장을 위한 철강 신기술 개발, 생산현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력 충원, 신성장 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등 신규 투자사업을 추진할 우수 인재 조기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2만명 고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5년간 채용 실적인 약 7천명에 비해 190% 늘어난 규모로, 12만명의 추가 고용유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POSCO Love Letter’와 임원들의 솔선수범
포스코 최정우 신임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사내 임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주주, 고객사, 공급사 등 이해관계자와 사외 각계각층의 다양한 제안을 반영함으로써 변화와 개혁의 원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직전 ‘포스코에 Love Letter를 보내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아 성장해 온 포스코가 지난 50년 간 이룬 성과는 포스코 임직원은 물론 지역주민, 주주, 고객사, 공급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도움 덕분이었다”며 “새로운 50년, 세계 최고의 100년 기업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 50년 여정의 첫 걸음을 떼기 전에 주주, 고객사, 공급사, 포항, 광양 등 지역주민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애정어린 제안과 충고를 듣고, 새롭게 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각 그룹사 홈페이지, 미디어채널 ‘포스코뉴스룸’ 및 사내 온라인채널 ‘포스코투데이’ 등을 통해 포스코의 미래 개혁과제를 수립하기 위한 대내외 의견 수렴에 나섰다. 9월말까지 대내외 의견을 수집, 종합해 최정우 회장 취임 100일되는 시점에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강력히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와 그룹사의 실장 및 법인장급 이상 전 임원에게 새로운 50년을 향한 ‘New POSCO Road’의 출발을 위해 실질적인 개혁 방안을 내달라는 메일을 발송했다.

메일에서 최 회장은 “건설적인 의견 개진은 그동안의 마음가짐, 리더십, 태도, 일하는 방식, 업무관행 등에 대한 철저한 자기성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실상을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관점에서 철저히 반성해 보고, 이러한 성찰에 기반하여 100년 포스코를 위해 시정하거나 개선 또는 개혁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안해 주기 바란다” 고 요청했다.
또한 아이디어들은 포스코 그룹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사항, 소속 그룹사에 적용할 사항, 본인 업무분야에 적용할 사항으로 구분하며, 임원이 직접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작성해줄 것을 주문했다. 취임 이전부터 사내외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건의사항인 ‘POSCO Love Letter'를 접수하고 있는데 더해, 그룹 전 임원들로부터 구체적인 개혁 아이디어를 제출하게 한 것이다.
임원들은 현재 포스코가 안고 있는 빛과 그림자에 직간접적으로 책임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에 임원들 스스로가 자신과 회사가 감당해야 할 시대적 소명과 책임을 심도 깊게 되짚어 보고 업무혁신과 회사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하도록 함으로써 개혁의 속도와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동안 Love Letter를 통해 사내 임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주주, 고객사, 공급사 등 이해관계자와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약 3,000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제안 중에서는 포스코가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굳건히 해달라는 의견, 협력사와의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요청한 내용 등과 함께 미래를 위한 기술연구와 제품개발, 그룹사 인재육성과 교류 활성화, 세대간 협력적 분위기 강화 등을 당부한 의견 등이 있었다.

포스코는 이런 다양한 의견들을 비즈니스, 지역사회, 조직문화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해 ▲각 사업부문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현장 중심의 창의적 일하는 방식 등으로 개혁 방향을 정하고 과제를 수립하고 있으며, 취임 100일 시점인 11월초에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이를 강력히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실질ㆍ실행ㆍ실리 등 3실의 업무원칙도 조용한 가운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 동안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 온 비슷한 성격의 전략 협의 회의체들을 통합해 ‘전략조정 회의’로 간소화했으며, 전략조정 회의는 안건 발생시에만 개최하고, 참석자도 안건에 관련된 임원들로 한정해 회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보고도 형식보다는 실질에 주안점을 둬 간단한 업무 보고는 이메일로, 업무현황 정보공유 보고는 사내 업무보고 템플릿인 포위스(POWIS)를 쓰되 꾸밈용 그림보다는 내용 위주의 서술형으로 작성토록 했다. 파워포인트는 의사결정용 회의시에 한하여 작성하되 분량은 5매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또한 그룹사가 공동 사용하는 사내 업무시스템인 EP 내에서 사람찾기나 메일 수신처 등을 확인할 때 직급레벨 표기를 삭제하는 등 더불어 함께 발전하겠다는 포스코의 새로운 기업 이념인 ‘With POSCO' 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철강업 전문가로 준비된 CEO
최정우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뒤,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는 회계, 원가관리부터 심사분석 및 감사, 기획 업무까지 제철소가 돌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현장 구석구석에 대해 누구보다 밝은 눈을 가지게 됐다.
공정 간 물류는 어떻게 관리되고, 공정 간 가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실수율은 어떠한지 등의 현장 프로세스를 손바닥 보듯 해야 원가든 심사든 감사든 주어진 업무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 경험이 36년간 고스란히 쌓여‘철강업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여기에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를 거쳐 포스코켐텍에 이르는 그룹사 근무 경험은 철강 이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력이 그를 ‘철강 그 이상의(Steel & Beyond)’ 100년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포스코의 새 수장으로 선택받게 됐다.

이사회 만장일치로 후보 확정
포스코는 지난 4월 18일 권오준 前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후 차기 회장후보 선정을 위한 승계카운슬을 설치하고 2개월여에 걸쳐 심도있게 후보군 발굴을 진행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그룹 100년을 이끌어 갈 혁신적인 적임자 선정을 위해 1박2일간 이어진 후보자 심층면접과 토론을 통해 글로벌 경영역량, 혁신역량, 핵심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사업추진 역량 등 CEO 요구역량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최정우 회장을 최종 확정했다.
최정우 회장은 2015년 7월부터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으며,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포스코의 새로운 기업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인정받았다.
비엔지니어 출신인 최정우 회장이 선임된 것은 글로벌 철강사들이 철강사업에 더해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다변화를 추구하게 됨에 따라 철강 전문가뿐만 경영 전문가를 CEO로 선임하는 트랜드와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철강 공급과잉, 무역규제 심화 등 철강업계 전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으며,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에 있다”면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엔지니어출신 내부 회장후보로, 경영관리분야의 폭 넓은 경험과 비철강분야 그룹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포스코가 ‘철강 그 이상의(Steel and Beyond)’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밝혔다.
최정우 회장이 만장일치로 사외이사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포스코켐텍에서 매일매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2권의 노트로 알려졌다.
일정이 좀 당겨지기는 했으나 4개월여 동안 자신이 직접 정리한 현상진단과 개혁 아이디어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면접에서 발표자료로 활용됐고, 본인의 경영철학과 회사에 대한 새로운 비전에 진정성과 실행 의지가 더해지면서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마음을 움직이게 됐다.

룹 구조조정 성공적으로 마무리
최 회장은 2015년부터는 포스코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센터를 이끌며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리튬, 양극재, 음극재 등 신사업을 추진했다.
포스코의 별도 및 연결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각각 5,500여억원, 1조4,000여억원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별도 기준 8.0%에서 10.2%로, 연결 기준은 4.9%에서 7.6%로 개선되었다. 차입금은 5조원 이상 상환해 연결부채비율은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인 66.5%를 기록했다.
한때 71개까지 늘어났던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가 됐고, 해외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또한 2015년에는 전체 생산법인 중 절반 가량이 적자였지만, 2017년 말에는 가동초기 정상화 단계에 있는 법인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모든 법인이 흑자로 전환됐다.
 

마음 착한 시골 농민의 아들
경남 고성 구만면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나고 자란 최정우 회장은 구만초등학교를 거쳐 회화중학교를 나왔다. 당시 구만면에는 중학교가 없어서 좀 더 큰 면 소재지인 회화면으로 매일 6km씩 걸어서 등교했다.
가난한 농가 형편에 배불리 먹어본 기억이 없는 작은 체구의 아이였지만 초등학교 6년 내내 전교 1등을 한번도 놓친 적이 없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에도 수석 입학을 할 정도로 다부진 우등생이었다. 고등학교는 부산으로 다녔다. 부모님께서 매달 보내주시는 쌀 한 말로 큰 집에 신세를 지며 수학했고, 동래고등학교를 거쳐 부산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다들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인데다 농사 밖에 모르시던 부모님 밑에서 학업에 매진하기는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가 끝나면 소 풀 먹이러 산으로 들로 다녀야 했고 소가 풀을 뜯는 동안 짬짬이 책을 보거나 밤에 초롱불을 켜두고 공부했다. 힘들게 자라온 어린 시절 기억은 지금까지 남아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단돈 천원이라도 주고 가야 마음이 편했다.
 

중학교 수석 입학, 포스코로 이어진 인연
최정우 회장은 고성군 회화면 회화중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한다. 당시 경남 고성 출신이었던 故 김학렬 경제 부총리가 고향에 특별 방문해 수석 입학생에게 상을 주게 되는데, 하늘에서 헬기를 타고 내려와 자신을 격려해주고 간 사람으로 어린 소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김학렬 부총리는 여름방학이 되면 고성 본인 집에서 고성군 중고등학교의 전교 1등 아이들을 초대해 합숙훈련을 시켰다. 김학렬 부총리와 가족들이 같이 식사도 하고, 같이 놀고, 공부도 했다. 그 단체의 이름이 화랑도를 본떠서 ‘뉴화랑’이라고 했다.
김 부총리는 포항제철소 건립 자금 마련에 크게 기여했던 인물이다. 어린 소년은 훗날 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김학렬 부총리의 포항제철소 착공식 사진 기록을 마주하고는 포스코와의 인연을 우연이 아닌 필연처럼 느끼게 되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회장 꿈 키워
신입사원 시절 최정우 회장은 75명의 동기들 중 동기회 회장을 하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그리고 동기들을 대표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앞으로 회사 전체를 이끄는 회장이 되겠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회장 후보 확정 소식을 들은 입사 동기들이 입을 모아 “회장이 되겠다고 하더니 진짜 회장이 됐다”며 놀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통의 신입사원으로 시작했지만 회장이라는 특별한 꿈을 키웠고 정말로 회장이 된 것. 최정우 회장 본인도 허황돼 보일 수도 있지만 자주 입에 올림으로써 자기 암시를 했고 그 꿈을 향해 묵묵히 한 발 한 발 걸어 왔던 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건강한 리더, 건강한 리더십
최정우 회장은 90년대 초반 주말도 없이 일에만 파묻혀 지내다보니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적이 있었다. 고지혈증이 찾아와 간경화로 발전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런 몸 상태로 일이나 계속 할 수 있겠나’하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났다. 그는 그 길로 매일 아침 북부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뛰었고 지금도 건강관리라면 누구보다 철저하다. 등산, 자전거 등 건강한 취미 생활도 하나 둘 만들었고, 사무실까지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건강관리를 혼자만 하지 않는다. 임원들이나 그룹장, 팀장들과 주말 등산을 함께한다.
올 초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옮겨간 후 “리더가 건강해야 현장 곳곳을 다니며 직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면서 연말까지 계획을 짜놓고, 매월 1회 전 임원 및 그룹장들과 등산을 해왔다. 리더가 건강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리더십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쳤기에 직원들의 건강관리에 발 벗고 나서게 된 것이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디서든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참되게. 최정우 회장의 36년 철강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조직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되든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다하면 내가 있는 위치가 진리, 참된 것이라는 뜻이다.
최정우 회장이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준점으로 삼아 온 좌우명이자, 신조다.
어느 회사든 비슷하지만 과거에는 모기업에서 계열사로 이동할 때는 낙담하고 계열사에 있다가 퇴사할 것으로 생각하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은 처음 계열사 포스코건설로 발령이 났을 때에도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해서 건설 분야 공부에 매진했다.

당시 최 회장은 포스코건설의 경영전략실장으로 부임했는데, 모든 임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참석했다. 본인이 마음을 열어야 다른 임원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포스코건설화되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한 것이다.
2년 후 기회가 되어 포스코에 돌아왔고 4년 뒤에 포스코대우로 발령이 났을 때도 같은 마음으로 포스코대우화되기 위해 팀장이상 부장들과 자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일에 대한 이런 굳건한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최정우 회장은 조직 변동이나 그룹사 이동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조직에 동화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고 공부했다.
CEO 후보 면접 대상자가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랜시간 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정의롭고 성실하게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그의 리더십이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높은 신뢰를 이끌어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입사원이나 과장 등의 시절에 선호하는 조직이 있고, 그 자리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며 가려고 노력하는데 그러기보다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정우 회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직장인의 자세이며, 후배들에게도 그런 리더가 되기를 그는 주문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프로필>

▲1983년 포항종합제철 입사

▲2006년 포스코 재무실장

▲2008년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상무

▲2010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상무

▲2012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전무

▲2014년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부사장

▲2016년 포스코 CFO 부사장

▲2017년 포스코 CFO 대표이사 사장

▲2018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2018년 제9대 포스코그룹 회장

이재훈 기자 ljh@ceo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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