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성품, '상고출신 천재'라고 불려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회장은 지난 1월 15일 KB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등 1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9년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그룹 New 미션(세상을 바꾸는 금융-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과 비전(최고의 인재와 담대한 혁신으로 가장 신뢰받는 평생금융파트너) 달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며 경영진들의 솔선수범을 당부했다. 이어 “올해 그룹의 경영전략방향(R.I.S.E 2019; Reinforcement, Innovation, Smart Working, Expansion)을 업무 추진 시 항상 염두에 두고 모든 경영진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그룹의 수장인 윤종규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스타일, 그리고 비전과 과제에 대해 조망해 봤다.

◆ He is... 

윤종규 회장은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1955년 10월13일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상업고등학교(1973년)를 나왔다.

고졸 행원으로 외환은행에 들어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야간과정에 입학(1975년)해 1982년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1985년)를,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1999년)를 받았다. 방송통신대학교에서 법학 학사(2004년)를 받았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행정고시에서도 필기시험을 차석으로 붙었으나 대학생 시절 시위에 참여했던 경력이 문제가 돼 임용이 취소됐다.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대표를 지냈다.

KB국민은행에 영입돼 재무전략본부 본부장과 부행장을 역임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다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된 뒤 역대 KB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가 9년 만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1위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KB금융 사태로 흔들렸던 KB금융그룹을 안정시키고 순이익 호조와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이끌어내는 등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연임에 성공했다.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상고 출신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KB금융그룹의 1위를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온화한 가운데 일을 꼼꼼히 지적하며 챙겨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는 의미의 '똑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인수합병에서 과감한 결단력도 보여줬다.

◆ 경영활동의 공과

△KB금융지주 2년 연속 순이익 1위 수성

KB금융지주는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순이익 기준으로 1위를 지켰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가 2018년 지배주주 순이익 3조4천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2017년보다 2.5%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 규모다.

KB금융지주는 2018년 3분기까지 순이익 2조8,688억 원, 같은 기간 신한금융지주는 순이익 2조6,434억 원을 거뒀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10년 동안 리딩 금융그룹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017년 신한금융지주가 9년 동안 사수했던 1위를 차지했다.

윤종규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뒤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전반의 몸집을 불린 성과로 풀이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7월13일 KB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열린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계열사 임원들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세대교체와 강력한 리더십 구축

윤종규 회장은 2018년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장악력을 키우면서 역대 KB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윤 회장은 2018년 12월 말 KB금융그룹 계열사 인사와 KB금융지주 인사를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다시 한번 다졌다. 그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혁신부문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는 자본시장부문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보험부문장,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개인고객부문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또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 대표들은 계열사의 실적 향상은 물론 KB금융지주와 계열사의 시너지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경쟁을 유도한 셈이다.

윤종규 회장은 또 KB증권 대표이사로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박정림 사장을 보내며 친정체제도 강화했다.

세대교체 기조도 뚜렷하게 보여줬다. 1950년대에 태어난 계열사 CEO들이 모두 퇴진하면서 KB금융그룹 12개 계열사 대표 가운데 1950년대생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KB금융그룹에는 이미 1970년대생 CEO까지 등장했다. 2018년 초 영입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1970년생이다.

△계열사 협업 강화

윤종규 회장은 취임한 뒤 꾸준히 하나의 KB를 강조하면서 지주사와 계열사, 계열사와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내는 데 힘쓰고 있다.

2018년 12월 인사를 통해 주력 계열사 대표들의 겸직을 대폭 확대한 점도 이런 맥락으으로 볼 수 있다. KB금융그룹에서 자산 규모 1~4위 계열사를 이끄는 대표들이 각 부문을 맡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2014년 처음 회장에 오른 뒤부터 지금까지 틈날 때마다 ‘하나의 회사, 하나의 KB’(One-Firm, One KB)를 강조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2015년 1월 KB금융지주를 KB국민은행 본점으로 6년 만에 이전했다. 지주사와 은행 사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전까지 KB금융지주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지주회사와 은행의 업무공간이 분리돼 있었다.

취임한 직후부터는 ‘근거리 시너지’를 위해 서울 명동에 있던 KB금융지주의 일부 부서를 여의도에 있는 KB국민은행 본점으로 이전하고 KB생명보험과 KB투자증권을 여의도 증권가에 있는 KB금융투자타워로 옮기는 등 여의도 KB금융타운사업을 추진했다.

또 은행과 증권사, 손해보험, 생명보험회사가 함께 영업장을 꾸리는 복합점포도 열었다. 복합점포는 윤종규 회장이 추진하는 비은행계열사 영업력 강화의 핵심 전략이다.

△주가 부양 위해 해외 IR 활발, 자사주도 적극적으로 매입

윤종규 회장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인물로 꼽힌다.

윤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지주 주식은 2019년 1월 현재 모두 2만 주에 이른다. 2018년에만 6차례 자사주를 사들였고 처음으로 취임한 2014년 이후에는 모두 13차례에 이른다.

윤 회장은 2018년에는 해외 기업설명회(IR)도 활발하게 열며 해외투자자와 접점도 늘렸다. 취임한 뒤 한 번도 열지 않았던 해외 기업설명회를 2018년 7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같은 해 11월과 12월에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각각 열었다.

윤 회장의 이런 행보는 KB금융지주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 주가는 2018년 1월까지만 해도 6만7천 원대까지 올랐으나 2019년 1월 현재 4만4천~4만5천 원대에 머물고 있다.

△적극적 해외진출로 ‘트라우마’ 깨는 데 앞장

윤종규 회장은 KB금융그룹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의 해외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8년 9월 중국 상하이에서 KB자산운용의 상하이 현지법인 설립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데 이어 KB국민카드의 캄보디아 자회사 출범식에도 참석했다.

윤 회장은 2017년 연임에 성공한 직후부터 공격적 해외 진출을 예고했다. 그는 2017년 연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그룹은 글로벌 전략에서 다른 은행보다 뒤처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 격차를 줄이고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에 따라다니는 '해외사업에 약하다'는 꼬리표를 확실히 떼버리겠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신주 인수를 통해 10년 만에 인도네시아에 다시 진출했다.

인도네시아는 KB국민은행에 ‘애증의 땅’이다. 과거 현지은행 지분을 인수하며 성공적으로 진출했지만 스스로 지분을 털고 나오면서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날렸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그 뒤 카자흐스탄에 현지은행을 인수하며 진출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렸다. 그 뒤 KB금융그룹의 해외사업은 줄곧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왼쪽 네 번째),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오세영 LVMC홀딩스 회장 등이 2018년 9월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KB대한 특수은행 개소식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와 회장 후보 선임기구에서 빠지기로

윤종규 회장은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사외이사와 회장 선임 과정에서 빠지기로 했다. 윤종규 회장 뿐만 아니라 앞으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지주사 사외이사의 선임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윤 회장은 2018년 2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참석해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이날부터 개최하는 사추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퇴장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지주사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결정하는 지배구조위원회도 기능에 따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와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로 분리했다.

이전까지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가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잠재후보자군을 관리하다가 인사 시기가 되면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열려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이를 바꾼 것이다.

KB금융지주 회장은 상시지배구조위원으로서 다음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의 잠재후보자군을 관리하는 데 참여해 왔지만 앞으로는 회추위에 참여하지 않게 됐다.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윤종규 회장은 역대 KB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2017년 9월 윤종규 회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최영휘 확대지배구조위원장은 윤종규 회장의 회장 후보 선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지주 임직원들은 지배구조에 관련된 트라우마가 있는데 이런 점을 윤 회장이 잘 이끌어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 회장은 회장 연임이 확정된 뒤 이사회와 논의해 은행장을 분리하고 새 후보를 찾은 결과 허인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다음 KB국민은행장으로 선임했다.

2017년 11월20일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회장의 회장 연임 안건이 통과했다. 임기는 2020년 11월20일까지 3년이다.

[(왼쪽부터)박재홍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본부 전무,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최홍매 상하이법인 법인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남훈 KB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상무, 김영성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본부장이 2018년 9월4일 중국 상하이 현지법인 '상하이 카이보 상무자문 유한공사' 설립기념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

윤종규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한 뒤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한 데 이어 현대증권 인수에도 성공하면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했다. 두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윤 회장의 과감한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KB금융지주는 2016년 3월에 현대증권 인수자로 선정됐다. 윤종규 회장이 이사회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1조2500억 원을 과감하게 베팅한 덕분이다. 이로써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3위에 이르는 통합 KB증권(KB투자증권+현대증권)이 2017년 1월에 출범했다.

윤 회장은 이에 앞서 2015년 6월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고 KB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꿔 출범했다. KB금융지주는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총자산이 기존 421조 원에서 445조 원으로 늘어 국내 금융지주사 1위에 올랐다.

윤종규 회장은 2017년 11월 연임을 확정한 뒤 KB금융그룹의 취약 분야인 생명보험도 인수합병을 통해 키울 뜻을 내보였다.

KB금융지주는 2018년 오렌지라이프 인수후보로 오르내린 데 이어 2019년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의 인수후보로도 꾸준히 거명된다.

△KB국민은행장 겸직 시절

윤종규 회장은 2015년 5월 KB국민은행 노조와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 제도를 정례화했다. 55세가 된 직원이 희망퇴직을 원하지 않으면 일반직과 마케팅직 가운데 하나 골라 일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도 개편했다.

2015년 6월과 12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시행해 임직원 1천 명 이상이 떠난 데 이어 2017년 1월 2,795명이 희망퇴직하면서 KB국민은행 임직원 수는 1만7천 명 수준으로 줄었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12월에도 임금피크제 대상자(2019년 예정 포함) 1천여 명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윤 회장은 은행장을 겸임하던 시절 KB국민은행의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듣는다.

KB국민은행은 단순 창구고객의 대기시간은 줄이고 상품판매나 대출 등 긴 상담이 필요한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영업환경 바꿨다. 고객을 찾아가는 아웃바운드 마케팅도 강화의 일환으로 'KB 캠패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직원이 외부에서 소비자상담 할 경우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의 직원 전용 앱을 통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촬영하고 비밀번호 사전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영업점 밖에서 통장 개설, 직불카드 발급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삼일회계법인과 KB국민은행 시절

1980년 삼일회계법인에 들어간 뒤 동아건설 워크아웃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프로젝트에 참여해 성공했다.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일할 때 김정태 전 KB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 당시 김정태 행장은 ‘상고 출신 천재’를 영입했다고 홍보물에 실을 정도로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2003년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BII(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 지분을 700억 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윤종규 회장이 부행장으로서 관련 실무를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5년 만에 BII 지분을 3,600억 원에 되팔면서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

[(왼쪽부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이 2016년 5월27일 경기도 용인 현대증권 연수원에서 개최된 현대-KB투자증권 경영진 통합 워크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평가

온화하고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는 성품으로 알려졌다.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KB국민은행장 선출을 위해 시행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 후보에 들어가기도 했다.

부행장 시절 업무보고를 마친 팀장을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고 문이 닫힐 때까지 인사하는 등 겸손한 리더십이 몸에 배어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 2015년 초 직원과의 만남 행사 때는 직원 100여 명과 둘러앉아 개인사까지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2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일을 꼼꼼하고 정확히 챙겨 똑똑하고 부지런하다는 뜻의 '똑부'라는 별명이 있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해 KB국민은행이 만들어진 뒤에 들어왔기 때문에 두 은행 출신들의 세력다툼에 크게 관계가 없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KB금융지주 회장 선정 과정에서 공식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회장에서 연임하는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커지면서 KB금융 노조협의회로부터 '소통을 요청했지만 잘 들어주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주요 은행장들이 회의를 열 때 화두를 던지고 전체 논의를 리드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원보다 회계사로 일한 기간이 길고 은행권에 돌아온 뒤에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지내면서 금융권에서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KB금융그룹에서 후원하는 스포츠선수들의 생일에 케이크와 축하카드를 보내고 평소에도 전화나 모바일메신저로 소통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박인비 골프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에 함께 식사하면서 “올림픽 출전은 지금까지 쌓은 많은 노력과 열정으로 얻은 권리”라고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실에 테이블을 하나도 두지 않고 벽면에 의자를 모두 붙여 가운데 공간을 비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은 “상대를 더 가깝게 느끼기 위한 인테리어”라고 밝혔다.

◆ 비전과 과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10월26일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직원 300여 명과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KB금융지주의 '리딩 금융그룹' 위치를 확고하게 굳혀야 한다.

KB금융지주는 2017년 9년 만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순이익 기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8년에도 순이익 1위를 수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종규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한 뒤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 및 계열사 협업을 바탕으로 KB금융지주의 순이익 선두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들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는 등 그동안의 안정적 행보를 벗어나 공격적 경영에 나서면서 2019년에는 순이익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윤 회장은 창립 기념일이나 시무식 등 공개석상에서 계속 리딩 금융그룹의 위치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9년 신년사에서도 “금융혁신을 주도하는 1위 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2~3년 동안 1위에 오르는 사이 경쟁사와 선두다툼이 치열해지면서 피로도가 높아진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19년 1월8일 KB국민은행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19년 만의 파업이었다. KB국민은행 노조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KB금융그룹이 위기를 이겨내고 실적도 끌어올리는 사이 직원들의 노력과 비교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이 ‘당근’보다는 ‘채찍’만 주면서 성과주의만 강요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파업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파업의 여파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파업에 참가한 인력과 점포가 있었지만 인터넷뱅킹 업무는 그대로 진행됐고, 급여가 이체되는 월말도 아니었기에 혼잡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KB국민은행 인력이 남아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은행사업의 비중도 끌어올려야 한다.

KB금융지주는 2018년 3분기까지 순이익 1위는 지켰지만 은행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더욱이 KB증권과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주력 비은행 계열사의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윤종규 회장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회장에게 비은행부문 강화는 가장 큰 과제다.

국내 은행이 예대금리차에 기대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수년 전부터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자에 기댄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윤 회장이 2017년 KB국민은행장을 분리하고 금융지주 회장만 맡은 것도 조직을 안정화하고 비은행과 해외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챙기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디지털금융 전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회장은 2018년 12월 KB금융지주 인사를 통해디지털혁신부문을 만들고 허인 KB국민은행장을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그룹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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