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과 글로벌 통상갈등 여파 2.5% 성장에 그칠 듯

[CEONEWS=안성렬 기자] 한국 경제는 2018년 하반기 들어 미·중 간 통상 갈등과 신흥국 금융 불안 지속, 주력 제조산업 정체와 취업률 급감에 따른 고용환경 악화 등으로 인한 내수 부진 등 경기하방 압력이 확대되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2018년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6%로 1%대 성장에 못 미쳤으며 내수부문은 -0.9%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및 설비투자 부진으로 성장이 수출에 의존하는 등 내·외수 간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경제주체들의 경기심리 역시 2017년 4분기를 정점으로 빠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경기 반등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경제심리 악화 등으로 2018년 한국 경제는 상고하저의 경기 흐름을 보이며 전년(3.1%) 대비 성장 폭이 둔화돼 2.6%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고용부진 여파로 민간 소비 소폭 둔화 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 전망

민간 소비는 고용부진이 가계의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면서 2018년 들어 3분기 연속 둔화세를 나타냈다. 2019년에도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심화, 자산시장(주식·부동산) 변동성 확대로 인한 가계의 자산가치 하락 가능성과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 가능성 등으로 민간소비 둔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의 아동수당 지급과 기초연금 인상 등 소득 기반 확대 정책과 일자리 창출 정책 효과로 2019년 민간 소비는 전년(2.8%) 대비 소폭 하락한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대비 -7.7%로 크게 하락했다. 주력 제조산업 내 과잉 공급능력 잔존과 대내외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내수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2019년에도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 교역량의 위축,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 등 기업 설비투자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생태계 상위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과 IT 관련 일부 지연 투자 집행 효과 등으로 2019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0.7%) 대비 소폭 상승한 1.0%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건설투자는 부진이 장기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건축 및 토목건설 투자 모두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건설 관련 선행지표들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에도 건설 수주 절벽이 기성실적으로 반영되고, 정부 SOC 투자 토목부문 예산 감소로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건설투자 부진이 더욱 확대돼 건설투자 증가율도 전년(-2.3%) 대비 하락 폭이 심화돼 -2.8%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 상승률 둔화에도 성장세  경상수지 흑자는 소폭 감소할 듯

2018년 1~9월 통관수출누계액은 반도체 등 전기전자제품 수출물량 확대로 450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반면에 조선·자동차·자동차부품 등 주력 제품 수출은 둔화세를 보였다. 지역적으로는 아세안 등 신흥국 수출 비중이 전년도의 47% 대비 크게 늘어난 51.5%로 대(對)아세안 의존도가 심화됐다. 한편 1~9월 통관수입누계액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4%나 증가한 3957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에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액은 크게 감소했다.

 

2019년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성장을 견인할 것

 

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중 간 통상갈등 장기화 가능성 등 요인으로 대외 수출환경은 2018년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교역 위축에 따라 수출물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데다 대(對)중국 수출경기가 타격을 받는 동시에 동아시아 역내 공급망을 통해 아세안 신흥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수출경기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경기에 대한 공급과잉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

른 수출단가 하락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9년 수출은 전년(5.8%) 대비 소폭 둔화된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의 견조한 흑자 지속으로 79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으며 경상수지 흑자 누적규모(2018년 9월 기준)는 약 577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2019년에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년(684억 달러) 대비 다소 줄어든 63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 감소와 더불어 운송·건설·여행 등 서비스 수지 적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며,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 강화로 본원소득수지 적자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물가 현상 지속  국고채 금리는 2019년 2.4%에 이를 전망

2018년 10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는 2.0%로 12개월 만에 2%대로 상승했다. 올해 물가상승 원인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과 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에 기인한다. 그러나 근원물가지수는 낮은 총수요 압력으로 1% 내외의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 소비자물가는 명목임금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2018년(1.6%)보다 소폭 상승한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농산물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정부의 건강보험 및 무상급식 확대, 한시적인 유류세인하 조치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10월 3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1.94%로 하락했는데, 이는 국내 경제 전망치의 하향 조정과 기준금리 동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3년물 국채금리는 상승 반전돼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추세와 가계부채 부담 확대로 통화당국이 정책의 초점을 경기 하방리스크보다 금융불균형 완화에 두면서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8년 1회, 2019년 최소 1회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연동돼 시중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중 간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로 기대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낮아질 가능성도 높아 시중금리의 상승폭은 완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019년 상반기에 2.3%, 하반기에 2.4%로 예상되고 3년물 회사채(AA-) 금리도 2019년 상·하반기에 3%대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올 달러화 강세  내년까지 이어질 듯

2018년 들어 미국 달러화 강세가 재개됐다. 미국 달러지수는 올해 초 89~91pt 내외를 반복했으나 11월에는 97pt까지 상승했다. 달러 강세 원인은 먼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주요국 간 통화정책이 차별화된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6월 들어 미·중 간 통상갈등이 심화되고 신흥국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비상업적 달러순매수 계약 흐름도 올해 6월 들어 달러순매수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2019년에는 달러강세 기조가 완화될 전망이다. 2019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경기확장 국면 지속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로 강세 모멘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유로존 금리인상 및 유럽경제통화동맹(EMU)체제 불안 완화로 유로화의 강세 반등이 예상된다. 또한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압력 확대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지속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누적으로 달러 강세 모멘텀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원/달러 환율 상승 예상  신흥국 금융, 미중 관계 등 요인

2018년 6월 원/달러 환율은 연초 환율 대비 60원가량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는 신흥국 금융 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북핵 리스크 완화 기대감 등으로 억제되다가 북·미 정상회담 종료 이후 한꺼번에 표출됐고, 올해 6월 초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미·중 통상갈등이 지속되면서 한국 등 주변국 통화자산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된 데 기인한다. 이에 따라 올해 원/달러 환율은 상저하고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말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양방향 리스크, 미국 연준의 12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선(先)반영 등으로 좁은 박스권 변동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1100~1140원 내외의 등락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 들어서는 원화강세 흐름이 다소 강화될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경상거래에서의 달러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달러유동성 축소 등 스와프 레이트 하락으로 인한 차익거래 유인의 지속과 함께 높은 대외 신인도에 따른 중장기성 채권 자금유입도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2019년에는 신흥국 금융불안 재확대, 미국의 대(對)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반도체 사이클의 급락 가능성 등이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대외환경 더 악화  투자민간소비 제한적 개선 예상

2019년 대외환경은 2018년보다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중 통상갈등 심화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교역량 위축이 예상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확대가 실물수요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

 내수 부문에서도 주요 제조업 부진과 가계부채 부담 확대로 투자 및 민간소비 개선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순환변동치도 하락세를 보이는 등 뚜렷한 경기둔화 국면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일자리·복지 분야에 대한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부진 폭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여 2019년 한국 경제는 2.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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