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22조 원 투자...3만5천개 일자리 창출 의지 밝혀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김승연 회장은 인정과 의리가 있는 오너로 재계에선 유명하다. 기업 경영의 최고의 가치를 신의에 두고 있다. 의리를 중시하는 경영으로 한화그룹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수합병을 활발히 주도하면서 그룹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인수해 방산사업과 화학사업을 키우는 등 방산과 태양광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를 인수할지도 주목된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세 아들에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룹 경영의 최고 가치는 ‘신의’
‘인정과 의리’의 아이덴티티로 유명
2022년까지 22조 원 투자
3만5천개 일자리 창출 의지 밝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와 어머니 강태영씨 사이에서 1952년 2월7일 충남 천안에서 2남1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김종철 전 국회의원(7선)이 큰아버지이고 김종식씨(제13대 국회의원)가 작은아버지다. 김종희 창업주 누나 김영혜씨는 제일화재 이사회 의장을 지냈고,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차남이자 제일화재 회장인 이동훈씨와 결혼했다.

동생은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18대 국회의원)이다. 김 전 회장의 장인은 김구 선생의 둘째 아들 김 신씨로 교통부 장관과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김승연 회장은 서울 경기고등학교에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1968년)을 떠나 멘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1974년)한 뒤 드폴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학위(1976년)를 받았다. 이후 20년이 지나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명예박사학위(1996년)를 받았다.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 해외수주담당 이사로 입사했지만 부친의 사망으로 이듬해 사장에 올랐다. 29세에 회장에 취임해 한화그룹의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대한생명보험(현 한화생명) 대표이사 회장과 한화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고 이후 3년 후 한국화약그룹 회장에 취임(1981년)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 부회장과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1982년부터 1997년까지)을 역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 내무부 장관을 지낸 서정화 전 장관의 장녀 서영민씨와 1982년 결혼해 동관, 동원, 동선 세 아들을 뒀다. 장남 김동관씨는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씨는 한화생명 상무를 맡고 있으며 삼남 김동선씨는 한화건설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폭행사건으로 회사를 떠나 있다.

본업이외에 한화이글스 구단주(1985년)에 이어 경향신문사를 인수해 회장(1992년부터 1998년까지)을 지냈다. 아테네은행 회장(1993년부터 1997년까지)을 지냈고, 이후 성공회대 이사장(1997년부터 2003년까지)을 역임했다.

한화석유화학 회장(2000년부터 2002년까지)으로 재임했고, 대한생명보험 대표이사 회장(2002년 12월부터 2005년 3월까지)을 지냈다. 한화그룹 대표이사 회장(2005년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을 지냈고, 2006년 유엔한국협회 회장에 선임됐고 2011년 재선임에 성공했다.

한화그룹 대표이사 회장에 재취임(2008년 9월)해 2014년 2월 배임 혐의 확정판결 이후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2019년 1월 현재까지 회장만 유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인수합병을 활발히 주도하면서 그룹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 삼성그룹의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인수해 방산사업과 화학사업을 키우는 등 방산과 태양광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를 인수할지도 주목된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세 아들에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의리를 중시하는 경영으로 한화그룹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를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 M&A로 키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1981년 29세에 부친이 갑작스럽게 별세하자 회사를 물려받아 한화그룹을 오늘날의 모습으로 크게 키워냈다.

2018년 7월 한화그룹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뽑은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244위에 올랐다. 2017년 246위에서 2단계 상승했다.

한화그룹의 순위는 매년 상승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6년에는 277위에 올랐는데 이는 2015년 329위에서 52계단 상승한 것으로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크게 올랐다.

30여 년 동안 적극적 몸집 불리기를 통해 한화그룹 매출은 1981년 1조 원에서 2017년 59조5천억 원까지 커졌다. 자산 규모는 7500억 원에서 182조 원으로 늘었다. 국내 계열사 숫자는 20개에서 69개로 확대됐다.

김승연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한양화학(한화케미칼)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해 석유화학사업에 진출했다. 2년 뒤인 1983년에는 미국 정유회사인 유니언오일과 1969년 합자형식으로 인천에 세운 경인에너지 지분을 넘겨받았다. 그 뒤 회사 이름을 한화에너지로 바꿨다.

1985년 현 한화호텔&리조트의 전신인 정아그룹을 인수했고 이듬해 현 한화갤러리아의 전신인 한양유통을 사들였다. 1986년에는 야구단인 빙그레이글스(한화이글스)를 창단하고 1990년 경향신문사를 인수했다.

1990년대에는 해외 진출에 힘썼다. 1993년 아테네은행을 인수했고 1996년 헝가리 엥도수에즈 부다페스트은행(헝가리 한화은행)을 사들였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맞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다.

1999년부터 홍선기 당시 대전시장의 제안을 받아 대덕테크노밸리사업을 진행했다.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승연 회장은 지역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강행했다. 공사는 2001년 시작돼 2009년 11월 준공됐다.

2000년 동양백화점(한화타임월드)을 인수했다. 2002년 대한생명보험(한화생명)을 인수해 2010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같은 해 6월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푸르덴셜자산운용을 인수했다. 그 뒤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의 지분을 인수해 한화솔라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태양광사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시도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인수는 실패했다.

 

△ 책임경영 강화와 경영쇄신위해 “경영기획실 해체”

한화그룹은 2018년 5월31일 경영기획실 해체를 뼈대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그룹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최상위 지배회사인 한화가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할 것”이라며 “이사회 중심 경영과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2017년 초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는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그룹 내 조직을 없애는 추세에 발맞춘 것으로 해석됐다.

한화그룹은 경영기획실을 없애는 대신 그룹 단위 조직으로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만들어 각각 대외 소통, 준법경영 등의 업무를 맡도록 했다.

김승연 회장이 추석을 맞아 천주교 복지시설에서 추석맞이 나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그룹 브랜드와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 대외협력 기능 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집행하는 일을 맡으며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 원칙을 세우고 각 계열사의 관련 업무를 지원한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출신 인사의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하고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계열사의 내부 거래를 심의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주주 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주주 권익 보호업무를 담당할 이사는 개방형 추천제도를 통해 선임된 사외이사가 맡게 된다.

 

△ 신의 한수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일감 몰아주기 규제서 벗어나

한화그룹은 2018년 8월1일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났다.

한화그룹은 2018년 5월31일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의결해 8월1일 ‘한화시스템’이라는 합병법인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충족할 것으로 바라봤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그동안 한화S&C의 지분을 55.36% 보유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대상 기업으로 꼽혔다.

한화S&C는 정보기술(IT)부문과 시스템통합(SI)을 담당하는 회사로 한화그룹 계열사에서 일감을 받아 급성장했다.

한화그룹은 2017년 말에 한화S&C를 물적분할해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신설법인 한화S&C로 쪼갠 뒤 한화S&C의 지분 44.64%를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너 일가의 직접 지배구조가 간접 지배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공정거래법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취지에 부응하지 않는다며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거듭 압박했고 한화그룹은 새로운 대안을 내놓았다.

한화그룹은 2018년 5월31일 두 회사의 합병안을 발표하며 “합병과 지분 매각을 통해 합병법인에 대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이 10%대로 낮아지면 공정거래법의 규제 취지에 실질적으로 부응하게 된다”며 “향후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합병법인의 지분 전량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이 요르단 국왕과 방산산업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2022년까지 22조 원 투자...3만5천개 일자리 창출

한화그룹은 2018년 8월12일 핵심사업과 신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22조 원을 투자하고 3만5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대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와 고용계획을 내놓은 데 한화그룹도 동참했다.

김승연 회장은 2018년 10월 창립 66주년 기념식에서 한화그룹의 투자계획과 관련해 “한화그룹의 역량을 한 단계 높일 전략이자 사회와 약속”이라며 “한화의 미래 성장기반을 공고히 해 매출 100조 원 시대를 열어가자는 다짐”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구체적으로 항공기 부품 및 방위산업 분야에 4조 원, 석유화학 부문에 5조 원,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신규 리조트와 복합 쇼핑몰 개발 등 서비스산업에 4조 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태양광 분야의 투자를 강화하고 금융 부문에서는 별도로 추가 투자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계획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인 매년 평균 7천여 명을 채용하게 된다. 한화그룹의 연간 채용 규모는 3천~4천 명 수준이었지만 2016년부터 태양광 공장 등을 세우면서 채용 규모가 6천여 명 수준으로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하기로 했다.

청년 및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펀드를 운용하고 한화그룹의 인재 육성 사회공헌 프로그램 ‘드림플러스’를 통해 청년 취업을 돕는다.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하며 이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도 벌인다.

▲ 김승연 회장이 베트남 총리와 투자협력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 7년만의 방문...베트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김승연 회장은 2018년 12월6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하이테크단지(Hoa Lac Hi-Tech Park)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 부품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이 베트남을 찾은 것은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김승연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은 한화그룹이 글로벌 항공엔진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곳에서 실현될 첨단 제조기술이 베트남 항공산업과 정밀기계산업 발전에도 기여해 양국 간 신뢰와 동반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대규모 항공엔진 부품공장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원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창원 공장에서는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고 베트남 공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요구되는 제품을 주력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김승연 회장은 12월6일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빈그룹의 팜느엇브엉 회장을 만나 제조와 금융 분야에서 협업관계 구축방안 등도 논의했다.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그룹으로 한화그룹은 빈그룹과 금융, 자동차부품 소재, 태양광설비 구축, 보안, 스타트업 지원사업 등에서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18년 8월 한화자산운용을 통해 빈그룹에 4억 달러(4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6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하이테크단지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부품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쯔엉화빙 베트남 수석부총리(오른쪽) 등과 함께 생산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 전략적 글로벌 전진기지 ‘베트남’

2019년 1월2일 신년사에서 베트남을 한화그룹의 글로벌 전진기지로 삼아 해외사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에서 “작년 말 베트남을 방문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지공장의 새 출발을 함께 했다”며 “한화생명에 이어 최근 한화테크윈과 한화에너지 사업까지 그룹역량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베트남을) 한화그룹의 핵심 글로벌 전진기지로 성공신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2019년 1월 기준 베트남에 한화생명, 한화에너지, 한화테크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진출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테크윈은 각각 항공엔진과 CCTV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한화생명은 생명보험 사업, 한화에너지는 태양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빠른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에 이어 매력적 내수시장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정책적으로 태양광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점도 한화그룹에 매력적 투자요인으로 꼽힌다.

김승연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한화그룹의 주요 추진방향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사업 확대' '인재 확보' '준법경영' 등 3가지를 제시했다.

▲ 김승연 회장(사진 왼쪽)이 베트남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호앙 쭝 하이(Hoang Trung Hai) 베트남 경제부총리(사진 오른쪽)를 만나, 생명보험, 신도시개발, 태양광발전, 석유화학 등 한화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베트남 진출을 위한 투자에 대해 환담하고 있다.

 

◆ 비전과 과제

김승연 회장은 2019년 2월이면 집행유예 5년이 끝나 경영보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집행유예가 끝난 뒤 2년 동안은 여전히 계열사 등기임원 등을 맡을 수 없다.

김승연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글로벌사업 확대, 인재 확보, 준법경영 등 3가지를 2019년 한화그룹의 경영방향으로 제시했다.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삼고 인재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외부 핵심인력을 영입하자는 내용 등을 담았다.

김승연 회장은 준법경영과 관련해서는 “한화의 모든 기업활동은 신의에 바탕을 둔 정도경영이어야 한다”며 2018년 출범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도 지시했다.

앞으로 불어 닥칠 산업변화에 절박한 심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단언컨대 앞으로 10년은 우리가 겪어온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혁명적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 10년이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이순간’을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한화그룹의 방산과 태양광사업의 큰 틀을 다시 짠 만큼 2019년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할 필요도 있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 위치한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모듈 생산라인을 돌아보며 치둥 공장장인 김상훈 전무(맨 오른쪽) 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회장은 2018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하고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통합 등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방산사업에 힘을 실었다. 지분이 흩어져 있던 태양광사업 역시 합병 등을 통해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하며 2019년 대규모 투자를 준비했다.

태양광 분야와 방산 분야는 문재인 정부에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발전 비중 20%를 목표로 하고 있고 자주국방을 위해 국방예산 증액 규모도 키우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2019년 한화생명을 통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을 인수할지도 재계의 관심사다.

한화그룹은 2019년 1월 기준 한화생명을 통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온 만큼 롯데그룹의 금융 계열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세 아들에게 원만하게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는 것도 김승연 회장의 주요한 과제다. 장남 김동관 전무는 태양광사업을, 차남 김동원 상무는 금융사업을, 삼남 김동선씨는 건설사업을 맡았는데 이를 중심으로 주력사업을 분할 승계할 가능성이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은 2018년 9월 기준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를 나눠 들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의 경영권 승계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합병이나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에이치솔루션의 덩치를 키운 뒤 한화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합병할 가능성 등이 나온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오후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 위치한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기념석 제막식을 가졌다

 

◆ 평가

‘인정과 의리’로 유명하다.

서울프라자호텔 리모델링으로 3개월간 문을 닫게 되자 공사기간 모든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준 일화와 한화에너지를 현대정유에 매각할 때 100% 고용승계를 약속받은 일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2014년 경영에 복귀해 한화건설 이라크 공사현장을 방문할 때 직원들이 회를 먹고 싶어 한다고 하자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로 공수해가기도 했다.

미국 해군정보국 정보분석가로 일하다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미국 정부에 수감된 로버트 김을 개인적으로 계속 지원했다. 이 사실은 2005년 10월 MBC의 라디오 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로버트 김이 출연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의 주변 지인과 회사 내 측근도 알지 못했다.

한화그룹은 천안함 사태가 벌어진 이듬해인 2011년 천안함 승조원 유가족을 한화그룹 계열사에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김승연 회장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함으로써 이뤄졌다. 실제 유가족 가운데 일부가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2015년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이 폭발해 6명의 노동자가 숨지자 사고 희생자에게 한화 임직원들의 사고에 준하는 최대한의 보상을 지시했다.

외환위기 때부터 후원에 어려움을 겪은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를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9년째 단독으로 후원했다. 예술의전당은 한화그룹의 후원 10주년을 맞아 2009년 4월 김승연 회장에게 감사의 뜻으로 종신 회원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지방 도시에서도 클래식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한화 팝&클래식 여행' 공연, 청소년 오케스트라 운영 등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독실한 성공회 신자라고 한다. 어렸을 때 성공회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1997년에는 성공회대학교 이사장을 지냈다. 성공회대에 일부 대금을 면제해주는 형태로 대학본부 건물을 지어줬고 건물 이름이 ‘승연관’이 됐다.

평소 그룹 경영의 최고 가치로 ‘신의’를 꼽아왔다.

효심이나 부성애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모친이 팔순을 맞자 영상편지를 직접 제작했다. 아버지 김종희 창업주와 형제처럼 지낸 리처드 워커 전 주한미국 대사의 환갑잔치를 1982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성대히 치러주고 당시 약속한 대로 20년 뒤 팔순잔치까지 챙겨준 일화는 유명하다.

에드윈 퓰너 해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민간외교 차원에서 수십 년 동안 인연을 맺어왔다. 헤리티지재단은 2011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헤리티지 의회빌딩 2층 컨퍼런스센터를 ‘김승연 회장 컨퍼런스센터’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선임고문으로 대선 캠프에서 외교 및 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다. 그의 추천으로 김승연 회장은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았으나 건강문제로 불참했다. 김승연 회장은 2018년 10월에도 한국을 방문한 퓰너 회장과 만나 정기적 교류를 이어갔다.

경영자로서 능력이 뛰어나다고 재계에서 평가받는다.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올라 일찍부터 재계단체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전경련에서 기업구조조정특별위원장, 국제협력위원장 등을 지냈다. 재계 안팎에서 허창수 현 전경련 회장의 뒤를 이어 전경련 회장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1990년대 중반 IMF 외환 위기로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한화 바스프우레탄, 한화에너지, 한화자동차부품 등의 회사를 매각했으며 유화사업 맞교환 등의 창조적 구조조정으로 국내는 물론 산케이신문, 로이터 등에서 ‘구조조정의 마술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하는 승부사 기질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 한양화학(한화케미칼), 대한생명보험(한화생명) 등을 인수했다. 2015년 이후 삼성테크윈(한화테크윈), 삼성탈레스(한화시스템), 삼성토탈(한화토탈), 삼성종합화학(한화종합화학), 두산DST(한화디펜스) 등을 사들였다.

김승연 회장은 한국 스포츠계에서 유명한 ‘사격 마니아’다. 한화그룹은 2002년부터 대한사격연맹의 회장사를 맡아 15년 동안 125억 원에 이르는 사격 발전기금을 내놓았다. 김승연 회장은 기업 최초로 2008년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도 만들었다.

복싱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은 1982년부터 15년 동안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을 지냈다. 2009년에는 국제 아마추어복싱연맹 산하의 국제복싱발전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아호는 우천(于泉)이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건축기금 50억 원을 기부해 지은 건물 이름이 우천법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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