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계열사 성과급을 '김치'로 지급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CEONEWS=이재훈 기자] 간암을 이유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으면서 술·담배 하는 모습이 포착돼 이른바 '황제 보석' 비판을 받았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수백억 원의 회삿돈 횡령 등으로 최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는데, 횡령 말고도 부당하게 가로챈 돈이 더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호진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에서 태광 계열사에 김치를 강제로 팔아 이득을 챙긴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

김치와 전혀 상관없는 골프장 운영업체여서 위탁 제조했는데, 그나마도 법적 등록도 제대로 안 된 업체에서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10kg에 19만 원으로 시중에 흔히 팔리는 포장김치보다 2∼3배나 비쌌다.

김치를 산 계열사는 직원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해 한때 '김치 성과급'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회장 일가 소유의 또 다른 회사는 태광 계열사에 와인을 비싸게 팔았다.

이처럼 김치와 와인 대금으로 2년여 동안 모두 141억 원이 이 전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로 넘어갔고, 총수일가는 배당과 급여 등의 명목으로 최소 33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이익제공 행위로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등 경제력 집중 우려가 현실화되고 골프장, 와인 유통 시장에서의 경쟁까지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에서 퇴진한 이후에도 경영기획실을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총수일가 회사와 태광 계열사에 과징금 21억 8천만 원을 부과하고, 이호진 전 회장 등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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