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에서 광고인으로, 그리고 '동아제약 CEO'로

▲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이사

[CEONEWS=윤상천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금융인에서 광고인, 이후 '동아제약 CEO' 자리까지...

4차 산업혁명시대 제약사업에도 융합이 필요

"산업이 발전하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그만큼 변화가 요구됩니다. 다른 분야의 이야기지만 '차별화'와 '브랜딩', '어떤 것을 버려야 할지' 고민하면서 고객의 니즈는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기에 융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은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4회 경기약사학술대회에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강의를 했다.

◆ 걸어온 길

잘 알려졌듯이 그는 금융인에서 광고인, 이후 '동아제약 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최 대표는 1988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90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2년간 근무했다. 1992년에는 광고회사인 코래드에서 광고 경력을 쌓은 후 1999년 국내 1위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으로 자리를 옮겼다. 11년간 제일기획에서 일한 최 대표는 2010년 동아제약으로 이직해 커뮤니케이션실장(2014년)과 마케팅실장(2015년)을 거친 후 대표로 선임됐다. 타사에서 20년간 근무했던 최 대표가 동아제약에 입사한 지 6년 만에 대표에 올라 ‘굴러온 돌이 박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취임후 드링크소화제 베나치오, 구강청결제 가그린, 세안액 아이봉, 생리용품 템포, 숙취해소제 모닝케어 등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동아제약의 간판 제품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제일기획에서 대우전자의 ‘탱크주의’, 삼성생명의 ‘브라보 유어 라이프’를 탄생시키며 ‘잘나가는 광고맨’으로 통한 최 대표이사가 그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이다.

◆ 경영철학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것을 활용하고 차용하는 게 통섭의 시작"이라며 앞으로 미래에는 융합하면 살고, 융합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감히 이야기 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꽃집이 꽃 배달을 할 때 샴페인을 보내는데 '박카스가 들어가면 응원의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이런 가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고 했다. 또 "잡지를 매월 정기구독하듯 성인용 기저귀나 부피 있는 환자식을 정기적으로 배송할까도 고민해봤다.

<차별화>

그가 꼽은 첫 번째 키워드는 '차별화'다. 증권사에서 첫 직장을 시작했다는 그는 "동서증권의 광고에 '각광받는' 이라는 단어가 와닿았지만 들어오니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상이었고, 정부의 제도 안에서 차별화 없는 제품, '친절성'만 차별화 요소였는데 온라인이 등장했다"고 했다.

<브랜딩...>

금융인에서 광고인으로 이직한 그는 대우전자의 '탱크주의' 광고의 주역 배순훈 사장, 동아일보 권오기 사장 등을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배 사장은 '제품은 기술을 접목해 어렵고 복잡한 것보다 사용이 용이하고 튼튼한 것이 숨어있는 기술의 본질'이라는 철학을 강조했고, 권 사장은 '만나면 반갑고 또 만나면 얻는 게 있고, 내일 또 보고 싶고 일이 있을 때 더 보고 싶은 사람 같은 신문이 되겠다'는 비유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과거 사회가 가치를 두는 것이 유형자산이었다면 미래에는 건강과 동료애, 변화에 대한 대응력 등의 무형자산들이 훨씬 더 큰 가치를 줄 것이라고 한다.

<변화는 용기에서 시작, '구름사다리' 같은 것>

그는 "저는 이직을 결정할 때 한 손을 놓을 준비가 돼 있다. 결정할 때마다 용기라는 단어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갈 길을 갈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처음 제약업계에 들어왔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온듯 10년정도 뒤로 온 느낌이었다. 밖은 변하고 있고 속도도 빠른데 제약업계는 잘 보호된 과거의 세계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과거의 장점도 있지만, 밖과 경쟁할 때 경쟁력이 있는가를 생각한다. '동아제약도 46년간 1위였지만 보수적인 면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케팅을 영업 정책의 일종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 광고하면 제품이 안 팔린다는 인식으로 인해 제약업계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오고 나서야 광고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이미 드럭스토어를 찾고 다른 유통망을 이용하고 있다. 약국도 지금 약국에 소비자들을 얼마나 많이 올 수 있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안에서의 경쟁은 소모전이 대부분이다. 밖과 경쟁하며 장기적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트렌드를 쫓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본질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 본질이 무엇인 지 찾고, 그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게 고민하며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약업계와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산업이 발전하면 경쟁은 치열해지고 변화는 더 많이 요구된다. 광고·금융 이야기를 했지만 차별화와 브랜딩, 구름사다리를 생각해보며 고객의 니즈를 찾는 '융합형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소비자 맞춤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 '동아 IF(Idea Factory)' 오픈

▲ 동아제약,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

이러한 자유로운 의견의 장을 펴기 위해 최대표는 임직원들이 1년 365일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소비자 맞춤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 '동아 IF(Idea Factory)'를 오픈했다. 생각과 발상을 뜻하는 아이디어(Idea)와 공장을 뜻하는 팩토리(Factory)의 합성어로 이름을 지은 동아 IF는 임직원의 신선하고 기발한 생각을 1년 365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구축한 플랫폼이다.

임직원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떠오르는 아이디어', 분기마다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는 '아이디어 공모전',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볼 수 있는 'BEST 아이디어', 제출된 모든 아이디어가 저장 되어있는 '아이디어 D.B'로 구성된다. 또한 최대표는 "제품 제안, 제품개선, 디자인, 마케팅 전략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가 제출 가능하며, 실명과 익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제출된 아이디어는 모든 임직원이 열람할 수 있고 댓글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제출자에게는 각 평가 단계를 거쳐 보상이 지급되며, 분기 및 연도별로 1등 아이디어를 선발해 시상이 이러진다. 특히 우수 아이디어 중에는 사업성과 실현가능 여부를 판단해 신제품 개발, 제품개선, 마케팅 전략 등에 실제 활용될 예정이다.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은 "동아 IF는 생각에만 머물러 있는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고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입된 프로그램이다"며 "임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 만족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비전과 과제

올해 동아제약이 '주인정신'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도모한다.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는 2019년 첫 임직원 메시지에서 "일에서도 주인이요. 인생에서도 주인이 돼 모든 면에서 주인정신을 통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가자"며 주인정신을 강조했다.

동아제약은 헬스케어사업 부문, 박카스사업 부문 두 축을 중심으로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헬스케어사업 부문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더욱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감기약 '판피린', 구강청결제 가그린 등 Big Brand(빅 브랜드) 중심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각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할인점 등 판매 채널별 전용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 매출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카스사업 부문은 장수브랜드 박카스의 신수요 창출을 위해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화한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이벤트, 샘플링 등 BTL(비매체 광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마케팅을 집중한다. 

또 카페인 성분을 뺀 '박카스 디카페'의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아울러 조직 체계 재정비를 통해 영업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박카스의 지속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실버, 글로벌 사업 '신성장 동력' 확보 주력

동아제약은 실버사업, 글로벌사업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한다. 동아제약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성인용 기저귀, 영양식 등 실버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동아제약은 실버사업 관련 제품 영업을 담당하던 팀을 '실버사업영업부'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조직을 확대하면서 분리돼 있던 마케팅 인력도 한 데 모았다. 영업과 마케팅이 결합돼 한층 더 빨리 실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사업은 베트남, 중국에 집중한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베트남에 출시한 캔박카스가 시장 내 안정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맛과 디자인을 현지에 맞게 개선할 예정이다. 피임제 등 수출 품목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은 구강청결제 '가그린'으로 공략한다. 지난해 온라인 판매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편의점, H&B(헬스&뷰티)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집중 공략한다.

◆윤리경영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준법경영 강화

동아제약은 준법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을 도입한다고 지난해 선포했다. ISO 37001은 ISO(국제표준화기구)가 조직 내 부패 발생 가능성을 시스템으로 방지하기 위해 기획, 운용, 평가, 개선의 방침과 절차를 규정한 것이다. 동아제약은 올해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호진 대표는 "지난해 부패방지 실천에 대한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고, 가꾸어 나간 것"이라며 "올해는 열매를 맺고 수확하는 일에 정성과 노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리경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라는 관점에서 보면 꼭 필요한 요소"라며 "임직원들의 높은 윤리의식이야말로 자랑스런 동아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축이 될 것임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니어보드 통해 젊은 직원 목소리 적극 반영"

▲ 동아제약 주니어보드

동아제약은 혁신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주니어보드(Junior Boar:D)'를 구성하고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주니어보드란 조직 내 젊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회사 경영에 적극 반영하자는 취지로 만든 소모임이다. 조직 내 소통 강화와 다양한 아이디어 공유 및 확산을 목적으로 지난해 말 꾸려졌다.

주니어보드 회의에서 사원~대리급으로 구성된 젊은 직원들은 조직문화 등 경영에 대한 제언과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한다. 이번 주니어보드 구성원은 1~7년차 직원 12명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연구개발, 영업, 마케팅, 생산, 사무 등 부문별 1~2명의 직원을 선발했다.

첫 모임에서 '기업문화 개선, 우리가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을 실시했다. 주니어보드 참가자들은 동아제약 조직문화의 강점과 약점을 도출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제안했다. 총 3번의 모임을 가졌으며, 마지막 모임에서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가해 주니어보드 참가자들의 의견을 듣고, 피드백 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니어보드에서 나온 의견은 실제로 현장에 적용됐다.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 각 사업장 회의실에 '회의 타이머(모래시계)'를 비치한 것이다. 회의 타이머는 30분으로 설정돼 있어 사전에 준비된 회의, 효율적인 회의를 지향한다.

주니어보드에 참여한 김해인 개발전략실 RA팀 주임은 "주니어보드 토론을 통해 누구나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동료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다니고 싶은 회사는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비자 최우선…소비자중심경영 박차

이외에도 최호진대표는 소비자중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동아제약은 한국소비자원이 평가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인증'을 5회 연속 획득했다. 동아제약은 2011년 CCM인증을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2년 주기로 실시되는 재평가를 모두 통과해 5회 연속 CCM인증을 획득했다. 앞서 2016년에는 소비자의 날 기념식에서 소비자 권익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약사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동아제약 최호진대표는 제품기획에서부터 생산, 유통 전반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삼는 경영활동을 위해 고객의 소리(VOC)를 분석하고 개선해왔다. 특히 동아제약은 소비자 패널단을 운영, 소비자 패널단으로부터 제품개발, 마케팅 등에 대해 소비자 불만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제안 받고 이를 경영활동에 반영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아제약은 'CCM 운영위원회' '클레임제로화'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소비자 불만 원인을 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품질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 대표는 취임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 밖에서 보는 것처럼 안에서도 파격으로 생각하는 듯했다”며 “젊은 동아제약과 변화에 대한 동아쏘시오그룹의 의지가 강했기에 (나를) 대표이사로 앉힌 것 같다. 강신호 명예회장이 만든 ‘사회 정의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동아제약 사시처럼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