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매출액 2조의 종합 리모델링 회사 CEO

[CEONEWS=오정희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최양하 한샘 회장.

회사 매출액 2조의 가구업계 ‘마이더스 손’

조그만 회사에 입사해 25년 만에 대표이사자리에 올라 취임했던 당시 1천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던 회사매출을 2조원까지 신장 시킨 이가 있다. 1994년부터 25년 동안 종합 인테리어 기업‘한샘’을 이끌어 온 최양하 회장의 이야기이다. 2018년 3월 한샘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결정되며 최양하 회장은 ‘가구업계 최장수 CEO’에 등극했다.

가구업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리는 최양하 회장이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이후 상승세를 타던 한샘이 2017년 드디어 매출 2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당초 작은 부엌가구 업체로 시작했던 한샘이 인테리어 가구, 생활용품, 리모델링을 비롯한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최양하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생애

한샘 최양하 회장은 1949년 10월7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79 한샘에 합류한 최회장은 대기업인 대우중공업에 입사해 근무를 하던 중 성장중인 중소.벤처 기업을 직접 대기업으로 일궈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양하 회장은 꿈을 쫓아 중소 가구 기업이었던 한샘으로 이직을 강행 했다. 한샘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최회장은 영업과 생산부문을 진두지휘하며 작은 부엌가구회사였던 한샘을 종합 홈인테리어 기업으로 키워나갔다.

그러던 1994년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의 전폭적 지지와 신뢰를 받아 대표이사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강한 추진력과 행동력으로 잘 알려져 있는 최회장은 의사결정이 빠르고 솔직하게 직선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탱크형 리더’로도 불리운다. 한샘 매출은 그가 대표이사에 오를 당시 1천억 원 수준에 2017년 2조까지 불어났다.

◆ 경영활동의 공과

위기를 기회로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당시만 해도 한샘공장은 목공소나 다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한샘을 이끌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IMF 외환 위기가 터졌다.

그러나 최영하 회장의 경영철학은 위기상황에서 더 빛이 났다. ‘어려울수록 기회는 더 크다“는 신념을 갖고 먼저 가구 제작’자동화‘에 앞장섰다. 당시 수작업에 의존하던 국내 가구 생산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떄문이었다. 

또 IMF 당시 대부분의 기업이 사업을 축소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에 나섰지만 최회장은 오히려 거실,침실,자녀 방 등 부엌 가구에서 주택 전 공간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 발돋음 했다. 이처럼 단품 아닌 ’공간‘간위의 가구 마케팅은 최양하 회장이 내세우는 한샘의 차별점이자 성장의 비결이다. 그리고 ’홈인테리어 패키지‘라는 개념도 선보였다. 가구만 파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시공 서비스‘를 같이 도입한 것이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한샘을 유통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인테리어유통사업인 ‘한샘IK’를 선보였다. 한샘IK는 전국의 인테리어사업자들과 제휴해 부엌가구와 일반가구, 욕실공사, 건자재까지 공급하는 유통사업 시스템이다.

한샘IK 인기에 한샘 매출은 2008년 5천억 원 수준에서 2013년 1조 원을 돌파했다.

호사다마...사내 문제 발발로 인한 최고의 여성인권 강화제도 마련

이처럼 주택 인테리어의 현대화를 이끌어온 한샘이 지난 2018년 사내 성폭행 파문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어렵게 쌓아온 신뢰와 평판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었다.

당시 최 회장은 중국 출장일정을 다 마치지 못하고 급히 귀국해 고객숙여 사과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믿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마련해 모든 제보와 건의를 직접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곧바로 약속을 실천에 옮겼다. 임직원 상당수가 여성이고 한샘의 주 소비자도 여성인 점을 고려해 모성보호제도부터 강화했다.

임산부는 법정 근로시간보다 2시간 적은 6시간만 근무하도록 하였고 육아휴직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다. 상암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며 어린이집 정원도 70명 늘렸다.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팀’을 회장 직속의 ‘기업문화실’로 승격시켰고 직접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리하우스 사업 확장에 총력

“가구회사가 아니라 종합 리모델링회사로 사업의 본질을 바꿀 겁니다.”

최 회장이 2018년 12월 말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올해 가구회사에서 종합 리모델링회사로 전환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기존 한샘 제품을 팔던 제휴점 중심의 유통망을 대리점으로 전환하는 것을 서두르고 있다.

한샘의 현재 유통망은 인테리어대리점 85개, 직매장 9개, 키친바흐대리점 220개, 리하우스 대리점 200개, 리하우스 제휴점 1300여 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리하우스 대리점에 힘을 싣고 있다.

최 회장은 2020년까지 리하우스 대리점 수를 50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대리점은 한샘 간판을 건 인테리어 리모델링 매장으로 한샘 제품만을 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다수 대리점이 입점해 영업하는 660~1320㎡(200~400평) 규모의 리하우스 대형쇼룸도 기존 22개에서 2020년까지 50개로 늘릴 계획도 세워뒀다.

최 회장은 기존 한샘에서 리하우스사업의 주요 요소로 꼽히는 시공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한샘서비스사업의 분할을 마무리했다.

한샘서비스는 기존 한샘의 사업부였던 실내 건축·기계설비공사·창호공사업을 따로 떼어내 운영하기로 했다. 고객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손잡고 한번에 2천~5천만 원, 최대 1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장기할부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부담을 낮춰주고 있다.

최 회장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구를 구매하기보다는 기호에 맞게 꾸며진 공간을 원한다는 점에서 리모델링사업이 실적 반등이 될 열쇠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고객이 원하는 건 싱크대가 아니라 ‘부엌이라는 공간’을 원하는 것처럼 집도 그와 동일하다”며 “트렌드에 맞는 공간을 기성품화해서 파는 것을 통해 한샘의 국내사업 규모를 4~5배까지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리모델링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

한샘은 2019년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3955억2300만 원, 영업이익 127억5200만 원을 거뒀다.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53.3% 줄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리하우스 판매량은 올해 1분기와 비교해 50% 늘었다. 6월 기준으로 리하우스 판매량은 월 1천 세트에 이른다.

특히 리하우스 대리점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 비전과 과제

최 회장은 '한샘은 공간을 파는 기업’이라는 지론으로 한샘을 가구와 생활용품, 소형가전 등을 모두 파는 홈퍼니싱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한샘은 ‘키친앤바스’라는 전시매장을 통해 건자재 판매업도 하고 있으며 LG전자와 GE같은 글로벌 가전회사들과 손잡고 스마트가구나 소형가전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샘은 플래그샵에서 가구와 더불어 2500여 종의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샘은 2015년 기준으로 7개인 플래그샵을 2020년까지 20개로 늘리기로 했다.

한샘의 생활용품 매출은 2014년 1150억 수준이었지만 2015년 1400억 원 수준으로 20% 이상 늘어났다.

리하우스 계약 전환율 높이기

최근 한샘 최 회장은 전속 대리점을 늘리고 영업과 시공을 분리하는 전략으로 리하우스 상품의 낮은 계약전환율(상품의 상담건수 대비 계약건수의 비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한샘은 현재 고객 100명이 상담하면 그 중에 계약하는 사람은 35명에 그친다는 얘기다.

한샘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로 대리점을 통한 고객상담은 꾸준하지만 정작 상담을 마친 고객의 리하우스 상품 구매 계약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테리어업체들은 한샘 외에 다른 브랜드 제품과 비브랜드 제품을 함께 취급하기 때문에 한샘의 리하우스상품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하우스사업은 최근 부진한 인테리어부문을 대신해 한샘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리하우스 상품 계약전환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우선 전속 리하우스 대리점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샘 전속 리하우스 대리점은 2018년 2월 50개에서 2019년 8월 300개로 크게 늘어났다. 최 회장은 2019년 12월까지 전속 대리점 350개를 출점하기로 목표를 세워뒀다.

전속 리하우스 대리점의 점주는 한샘에서 직접 교육을 받고 한샘 리하우스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리하우스 상품 계약전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 회장은 “한샘 대리점으로 전환한 인테리어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인력 교육과 매장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6개월가량의 적응단계를 거쳐 영업력이 강화되면 리하우스 대리점의 계약전환율 성장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샘 리하우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과 시공을 철저히 분리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대리점은 상품판매 영업에만 집중하고 시공은 한샘이 관리하는 전문 시공인력이 맡는다는 것이다.

한샘 대리점이 공사계약을 체결하면 한샘이 관리하는 시공인력과 도급계약을 맺어 공사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한샘은 시공인력 4천 명을 확보해뒀다. 또한 최 회장은 “한샘은 책임시공을 위해 시공 전반에 걸쳐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한샘의 책임시공을 경험한 고객들이 반응이 좋아 상품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도 호재로 작용

증권업계와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하면 노후주택 시장에서 인테리어사업 비중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노후주택사업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주택을 건설하는 재건축과 기존 건물의 뼈대(골조)부분은 남겨둔 채 주택을 건설하는 리모델링, 기존 건물의 외부는 두고 내부 환경을 개선하는 인테리어 등으로 나뉘는데,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이 가운데 재건축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져 재건축사업 비중은 줄고 인테리어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에 리하우스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한샘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 제휴점을 대리점으로 돌리는 등 한샘 리하우스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한샘 리하우스 사업은 마루와 바닥 등 건자재는 물론 가구와 생활용품까지 모두 제공하는 통합인테리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데 고객은 상담에서 설계와 시공, 사후관리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한번에 진행할 수 있다. 한샘의 통합인테리어 플랫폼인 리하우스 패키지 판매량은 1분기 1800세트에서 2분기 2700세트로 50% 늘어났다.

최 회장은 올해 한샘의 리하우스 대리점을 500개로 확대하고 대형쇼룸을 50개까지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샘리하우스 대리점은 2019년 1월 100개에서 7월 200개로 늘었다. 인테리어 플랫폼을 직접 체험해 볼수 있는 한샘리하우스 대형쇼룸은 전국에 22개가 운영되고 있다.

최 회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가구업계가 온라인 판매와 비용 절감을 외칠 때 한샘은 영업과 시공에 투자를 늘렸다”며 “20조 원 규모의 인테리어시장 가운데 10조 원을 차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한샘은 노후주택시장 성장에 발맞춰 대리점을 확대하고 공사기간을 줄이는 등 리하우스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이 언제나 그래왔듯이 경기 불황의 현재의 상황을 기회로 바꾸며 세계적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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