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 점유율 사수와 해외 시장 공략 숙제

[CEONEWS=윤상천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농심의 아성을 지키고 미래를 그리는 오너 CEO

발문: 신동원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농심그룹 지주회사 농심홀딩스 최대주주이자 농심그룹 오너 경영자다. 농심은 그동안 라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으나 국내 라면 수요의 정체로 인한 해외사업 확장과 생수 시장 재진출, 그리고 그룹 승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 부회장의 역량에 따라 농심의 미래가 달렸다.

◆ 생애
신동원 부회장은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부산에서 1958년 1월9일에 태어났다. 신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역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대신공장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현장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농심에 정식 입사해 재경과 구매, 기획, 해외업무 등을 거치고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부드러운 인상에 외부 노출이 많진 않음에도 불구하고 친목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성격이다. 때문에 동문모임과 범롯데가(家) 모임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업무적으로는 연구개발부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관계도 허물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대의 반목을 거듭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경영활동의 공과

△라면시장 점유율 사수와 신사업 확장
농심이 라면업계 1위 업체로 수성 기간이 길어 트렌드에 둔감하다는 평도 나올 법 한데 신 부회장은 점유율 수성과 더불어 새 브랜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짜왕’이었다.왕 흥행의 주요소였던 굵은면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부회장은 ‘짜왕’의 탄생비화로 일본 동경사무소 소장 시절 ‘이나니와 우동집’을 자주 찾았는데 우동 면발에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신 부회장 취임 이후 농심은 2011년 하얀국물 열풍으로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적이 있으나 기존 제품 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을 고수하며 점유율을 회복한 뚝심도 있다. 
신 부회장이 농심의 해외사업을 맡은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는 확연히 올랐다. 1996년 중국 상하이에 라면공장, 1997년 칭다오 공장, 1999년 선양 공장 등 중국사업도 모두 본궤도에 올랐고, 2005년 미국 공장 준공까지 마치며 글로벌 사업의 판을 짰다.

농심은 2019년 2분기 중국 법인에서 매출 385억 원을 냈다.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4% 늘었다. 농심은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조치를 단행하면서 중국내 매출이 2017~2018년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라면과 김치라면이 판매 호조를 나타냈다.

더불어 미국에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분기에 매출 674억 원을 기록.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17.4% 증가했다.

농심은 2019년 2분기에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월마트와, 크로거 등에서의 판매량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7% 넘게 늘어난 데다 텍사스 등 미국 중남부로 판매망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농심이 2019년 1월 출시한 신라면건면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농심은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라면건면 판매를 시작해 올해 말까지 미국 전역으로 판매망을 넓힐 계획을 세웠다.

△3세대 신라면 ‘신라면건면’의 약진
농심이 3세대 신라면으로 내놓은 ‘신라면건면’이 출시 2개월여 만에 1800만 개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신라면건면은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에 이은 3번째 신(辛) 브랜드다. 튀기지 않고 말린 면을 의미하는 건면은 농심에서 처음 시도한 제품임에도 시장 반응이 좋은 것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 신라면건면은 출시한 달인 2월에 12위에서 3월에 9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3월 신라면건면 매출도 45억 원으로 2월과 비교해 73%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건면시장을 키우기 위해 녹산공장 6곳과 구미공장 1곳에서 가동하고 있는 건면 라인을 증설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녹산공장에 2개 건면 라인을 추가로 구축해 하루 건면 생산량을 200만 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생수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신 부회장이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생수'사업이다. 생수 사업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국내 생수시장에서 점유율을 10%로 올리고 농심 라면의 중국 진출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생수시장인 중국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 원을 투자해 2015년 10월 중국 얼다오바이허 지역에 백산수 신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제2공장 설립, 2억 달러 규모
신 부회장은 2019년 9월3일 농심의 미국 새 공장을 기존 공장과 40km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코로나에 세우기로 결정했다. 2020년 초부터 첫 삽을 뜨는 2공장은 기존 공장의 3배 규모로 15만4천㎡(4만6500평) 부지 안에 지어질 것으로 계획중이다.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2억 달러로 농심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농심은 제2공장이 설립되면 미주시장 안에서 안정적 물량을 공급할 뿐 아니라 남미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제2공장에는 유탕면 2개 라인(봉지, 용기)과 건면, 생면 생산라인 등 모두 4개 생산라인을 우선적으로 갖출 예정이다.

농심은 미국 소비자들이 최근 건강식에 관심도 높아진 만큼 건면과 생면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클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생산 설비를 갖추고 새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여 유탕면과 차별화된 시장을 키워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을 2021년 말에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2025년까지 미주지역에서 매출 6억 달러를 낸다는 목표도 세웠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경쟁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에서 오랫동안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2위 오뚜기의 성장세에 따른 추격이 매서웠다. 

농심은 2019년 상반기 라면시장 점유율 53.8%로 1위를 지켰다. 오뚜기 점유율은 23.7%였다. 농심 점유율은 2015년 61.6% 이후 2016년 55.2%, 2017년 56.2%, 2018년 54.0%로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 부회장이 내놓은 프리미엄라면 라인으로 2015년 하반기에 ‘짜왕’과 ‘맛짬뽕’ 등의 인기가 높았지만, 전통적인 라면은 오뚜기 등의 경쟁업체에 수요를 잠식당한 것이다.
 
하지만 반등의 기미도 보인다. 2019년 상반기에 2018년 상반기보다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고 오뚜기도 상승세가 꺾였다는 관측이다.

△국내 라면 시장 수요 정체
농심이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국내 라면시장은 최근 HMR(가정간편식) 시장의 확대로 수요가 정체되다 못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경쟁업체인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의 라면 신제품도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농심은 절대 강자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에 신 부회장은 국내에서 기존 제품 판매를 늘릴 뿐만 아니라 확장 제품을 출시해 라면 판매를 방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라면만을 고집하지 않고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정간편식과 음료사업에서 투자를 늘리는 결정도 했다

△해외사업은 박준 농심 사장과 공조체제 
신 부회장은 글로벌 라면시장 확대를 위해 박준 농심 사장과 공조체제를 확고히 하고 있다. 202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40%로 높여 매출 7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 2017년 미국 월마트 매장에 신라면 입점을 성사시키고 2018년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늘렸다.

또 2013년부터는 라면 종주국 일본에서 푸드트럭 '신라면 키친카'를 운행했다. 

중국에서 신라면과 김치라면을 주력상품으로 온라인판매와 내륙시장을 공략하는 등 적극적 마케팅 활동을 펼쳐 왔다.

△농심그룹 지배력 확대
농심은 장자 중심 승계 체제가 확고한 그룹이다. 신동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거의 확실시 되는 이유다. 실제로 2003년 농심그룹이 농심홀딩스를 지주회사로 설립할 때 경영권 승계 밑그림이 그려졌다. 2010년 신 부회장이 농심홀딩스 대표에 오르고, 2017년 5월 동생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과 조카 신상렬로부터 농심홀딩스 주식 30만1500주를 주당 10만8천 원에 사들이면서 농심홀딩스 1대주주는 신동원 이름 석 자로 확고해졌다.

◆ 비전과 과제
신 부회장의 과제는 역시 정부의 재벌개혁 성향에 맞춰 농심그룹 내부거래 비중 줄이는 일이다. 계열사의 오너 일가 지분율을 낮추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부터도 벗어나야 한다. 이 모두 실상 하나의 목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20%를 넘는 비상장계열사나 30% 이상인 상장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와 연간 거래총액 200억 원 이상을 나타냈거나 평균(3년) 12% 이상 매출을 올렸다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2019년 농심이 바로 자산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 비중이 30~60%에 이르고 있는 농심이기에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기 전에 그 비중을 줄여야 한다.

국내 라면 점유율 사수와 신제품 개발도 시급하다. 국내 라면시장 규모의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는 점에서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모범적인 경영권 승계 과정을 밟고 있던 신 부회장에게 점점 더 많은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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