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약 개발사 한미약품을 만드는 꿈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신약개발에 평생을 바친 오너 CEO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오너이자 한미약품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다. 임성기약국에서 시작해 임성기제약으로 기업을 설립한 뒤, 국내 최고의 신약 개발 제약사 한미약품을 만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제 그의 마지막 꿈은 한미약품이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 우뚝 서는 것이다.

임성기약국

◆ 생애

임성기 회장은 1940년 3월1일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종로에 ‘임성기약국’을 열었다. 이 약국이 ‘임성기제약’으로 발전하고, 지금의 ‘한미약품’으로 성장하는 모태가 됐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을 설립했을 당시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일명 '제네릭'을 판매한 것이 회사 성장의 발판이 됐다.

그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개량신약인 ‘아모디핀’, ‘아모잘탄’ 등을 선보였다. 임 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는 곧 한미약품의 꾸준한 성장으로 이어졌다. 

임 회장은 제약산업의 본질이 곧 ‘신뢰’라는 말로 경영철학을 대변한다.

◆ 경영활동의 공과

△신약 개발을 위한 뚝심 경영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경영방향을 신약개발 제약회사로 성장하는 것으로 잡았다. 

지난 2018년 한미약품 창립 50주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23년까지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일들을 해낼 것이라는 말로 신약 개발 의지를 재천명했다.  

한미약품은 매년 연구개발(R&D)에 매출의 20%를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24개의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분야도 당뇨, 비만부터 항암, 자가면역질환까지 다양하다.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대부분은 사노피, 얀센, 제넨텍, 스펙트럼 등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으로 개발하며 기술수출을 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은 위기에도 놓였지만 임성기는 뚝심 경영으로 이를 정면돌파했다.

지난 2010년 정부가 제약업계 리베이트 단절을 위해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했을 때, 의사들은 한미약품 때문에 처벌이 강해졌다는 의심을 했고, 한미약품의 매출 급감과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신약 개발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2014년에는 급증한 연구개발(R&D)투자 규모로 회사가 휘청인다는 루머가 돌 때도 임 회장은 전체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어려움도 있고 신약 개발의 위험성도 있지만 나를 믿고 연구개발에 더 매진해 달라. 연구개발을 하지 않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이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에 최대 8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신약 개발로는 국내 제약업계의 최정상으로 올라섰다. 

사진=한미약품 본사 사옥

△2세 경영 승계 준비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2세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임 회장은  2남1녀를 뒀는데, 장남인 임종윤은 2016년3월 주주총회에서 임 회장이 비등기임원으로 물러나면서 단독대표가 됐다. 당시 임종윤 대표는 한미약품, 한미IT, 한미메디케어 이사를 맡고 있으며 북경한미(한미중국유한공사) 대표도 겸하고 있었다.

한미약품의 2세 경영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이 시기에 나왔다.

2018년 초 임 회장의 장녀 임주현 전무와 차남 임종훈 전무가 한미약품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하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작업으로 넘어간 것이라는 추측도 낳았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벗어나기 위한 노력

지난 2018년 1월5일 한미사이언스 자회사인 한미IT와 손자회사인 한미메디케어는 합병을 발표했다. 존속법인은 한미메디케어다.

한미IT와 한미메디케어의 합병을 통해 내부 일감 몰아주기 비중을 낮췄다.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책이었다.

한미약품그룹은 자산 규모가 4조 원대라 아직 자산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곧 5조 원대를 넘어설 것이라 전망되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비상장사는 총수 일가 지분이 20%이상이며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연 매출 12% 이상이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규제 조사 대상에 해당한다.

△직원들에게 통 큰 주식 증여

임 회장은 지난 2016년 1월4일 스스로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90만주를 한미약품그룹 직원 약 2800명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히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2015년 12월30일 종가(12만9천원)로 환산했을 때 모두 1100억 원에 이르는 규모였다.

한미약품그룹의 임직원들은 당시 월급의 1천%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으로 받게 됐는데 직원 1인당 약 4천만 원 수준이었다.

임 회장은 “지난 5년 동안 한미약품은 급격한 영업환경의 변화 등 위기상황을 힘겹게 헤쳐나왔다”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큰 성취를 이룬 지금 그 주역이었던 한미약품그룹 모든 임직원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고 밝혀 주변을 놀라게 했다.

그는 “적자와 월급 동결 상황에서도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게 견뎌준 임직원들에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의 주식 배분은 2017년 9월 모든 증여 절차가 완결 됐다.

△지주사 체제 구축

한미약품은 지난 2010년 3월 한미홀딩스와 한미약품으로 인적분할해 그룹을 지주사체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해 7월1일자로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

임 회장은 지주사체제 출범과 함께 장남인 임종윤과 함께 한미홀딩스 공동 대표이사가 됐다.

한미홀딩스는 2012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이름을 한미홀딩스에서 한미사이언스로 변경했다.

◆ 비전과 과제

임성기 회장의 목표는 한미약품을 오롯이 글로벌 신약 개발회사로의 도약시키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길리어드사이언스는 타미플루를 개발하고 로슈에 기술을 팔았다”며 “로열티를 받고 연구개발에 다시 투자해 결국 세계 10대 제약사로 성장했다”고 직접 언급한 적이 있다.

임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승계를 말썽 없이 마무리 짓는 것도 중요하다

한미약품 오너2세들은 한미메디케어 보유 지분을 이용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임성기’라는 이름 석 자를 빼면 설명할 수 없는 회사다. 그가 공들여 이루어낸 신약 개발은 오너의 뚝심이 이루어낸 성공 사례로 손색이 없다. 

첫 사업이었던 약국도 ‘임성기’라는 이름을 그대로 붙였고, 의사들이나 입을 수 있다고 여겼던 흰 가운을 착용했으며, 성병 치료제를 취급한 것도 남다른 그의 신념 덕이었다.

국내 다른 제약회사들이 내수시장에만 매달릴 때 임 회장이 해외시장을 선점한 것도 글로벌 정세를 제대로 읽을 줄 아는 혜안 덕분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신념으로 이루어낸 한미약품을 누구에게 어느 시기에 승계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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