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 동안 50조 원 투자, 7만 명 채용 계획

신동빈 회장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언론 앞에 나서지 않고 공식석상에서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은둔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신동빈 회장. 그는 잘 웃고 잘 우는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 만큼 자기 감정에 솔직하다. 예의가 바르고 직원들을 매우 존중해 직원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그렇지만 경영스타일은 매우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다. 그렇기에 국내 재계 5위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높이고 유통과 화학을 중심으로 그룹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고 호텔롯데를 상장해야 한다는 과제와 함께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간미 넘치고 예의 바르고 직원 존중해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롯데’ 만들어
신격호 명예회장의 ‘현장경영 정신’ 물려받아
용하지만 거침없는 추진력의 소유자

1955년 2월14일 일본 도쿄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삼촌이다.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고모다.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누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형이고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여동생이다. 사촌으로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등이 있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 유치원, 초등, 중등, 고등부를 거쳐 아오야마가쿠인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졸업(1977년)한 뒤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1980년)를 받았다. 형제가 모두 같은 곳에서 MBA를 졸업했다. 같은 콜롬비아 대학교 출신 재계 인사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남편인 정재인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 영국 지사에서 근무(1981년 4월부터 1988년까지)한 뒤 일본 롯데상사 이사(1988년)로 입사했다.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1990년)로 자리를 옮기면서 한국 재계에 등장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인 롯데 오리온즈(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구단주 대행(1991년)으로 취임하고 이어 4년 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1995년)과 부회장(1997년)을 거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2004년)을 겸임하고 롯데그룹 회장(2011년 2월)에 취임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2015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를 맡았다. 

2019년 1월 기준으로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사내이사,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롯데문화재단 이사, 롯데쇼핑 사내이사, 롯데건설 사내이사,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1985년 일본 귀족가문 출신이자 대형 건설사 다이세이의 고 오고 요시마사 회장의 차녀인 오고 미나미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아들 신유열씨와 신규미씨, 신승은씨를 두고 있다. 자녀들은 모두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신유열씨는 롯데그룹에 입사하지 않고 아직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동빈 회장의 부인은 한때 일본 황실의 며느리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는데 그의 중매와 결혼식 주례를 후쿠다 다케오 전 일본 총리가 맡았다. 예절을 중시하며 인간미 넘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 사이에서 신망도 두텁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친구 사이라고 알려졌다.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과 아베 집안의 교류로 일찍부터 아베 총리와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특히 신 명예회장은 아베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도 오랜 인연을 맺고 있어 한일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 협상을 막후에서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은 신동빈 회장에게도 이어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가 그의 중매를 맡았으며 결혼식에 당시 일본 총리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전현직 총리가 3명이나 참석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씨는 일본 여성과 결혼해 신 명예회장, 신동빈 회장에 이어 3대가 내리 일본 여성과 결혼하는 가족사를 썼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서도 힘썼다.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월 국내 10대그룹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성화 봉송주자로 직접 성화를 들고 뛰었다. 스키를 매우 좋아해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고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7년 11월 스위스 오버호펜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재판을 마치고 심야 비행기를 이용해 1박4일 사실상 무박에 가까운 일정으로 스위스를 다녀오는 강행군을 펼쳤다. 

국제스키연맹은 동계 스포츠 단체 중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동빈 회장 은 지앙 프랑코 카스퍼 국제스키연맹 회장, 사라 루이스 사무총장과 16명의 국제스키연맹 집행위원에게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현황과 교통, 기온, 강설 등 올림픽 준비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롯데그룹의 지배력을 높이고 유통과 화학을 중심으로 그룹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한국롯데의 지주체제 안착을 이끌고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갈등으로 타격을 받은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 창립 50주년 맞아 ‘뉴 롯데’ 비전 발표 

롯데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신동빈 회장은 2017년 4월 롯데그룹의 새로운 비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를 선포하고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전환점에 있다”며 “상상력과 유연한 사고를 발휘해 급변하는 사회에 대비하고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으로 새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깃발을 들어 올리고 있다. 롯데제공

 

△ 동양의 마천루...롯데월드타워 성공적 개장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던 롯데월드타워가 2017년 4월 정식으로 개장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초고층빌딩이라는 의미 외에도 신동빈 회장 의 ‘뉴 롯데’의 공식 개막이라는 상징성도 담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123층, 555미터 높이로 1987년 입지 선정 이후 공식 개장까지 30년이 걸렸다. 롯데그룹은 연간 3500만 명의 해외 관광객 유치와 10조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도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했다. 신동빈 회장 은 2017년 8월부터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했다. 이밖에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사회공헌위원회, 유통과 식품, 화학과 호텔 등 4개 BU(Business Unit)도 롯데월드타워로 입주했다. 

신동빈 회장이 공들여 키우겠다고 발표한 e커머스사업본부도 2019년 초 롯데월드타워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격호 명예회장으로 대표되는 롯데그룹의 소공동 시대가 완전히 저물고 신동빈 회장 의 잠실 시대가 새로 열렸다고 재계는 평가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교인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을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로 초청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유리천장을 없애라...여성인재 발탁에 앞장

신동빈 회장은 여성임원 및 대표를 뽑겠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 2018년 말 임원인사에서도 6명의 여성임원을 발탁해 롯데그룹 여성임원은 36명이 됐다. 

신동빈 회장은 2017년 9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여성임원과 간담회에서 “여성 인재들이 능력과 자질만 갖춘다면 롯데그룹에서 ‘유리천장’의 벽을 느끼는 일은 없을 겁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2012년 임원인사에서 처음으로 여성임원 3명을 발탁했고 2018년 초 임원인사에서 12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여성임원을 늘려왔다. 

2018년 초 임원인사에서는 롯데그룹 사상 처음으로 여성대표가 나오기도 했다.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을 맡고 있던 선우영 상무가 헬스앤뷰티숍 ‘롭스’의 대표를 맡았다. 

신동빈 회장은 여성 간부 비율을 전체의 30%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롯데그룹은 2004년까지만 해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부장들 가운데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이 10년 넘게 여성인재 육성을 강조하며 시스템을 만들어온 덕분에 롯데그룹 여성임원이 늘어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롯데그룹은 2012년 여성 자동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해 여성 육아휴직기간을 2년까지 연장했다. 또 모든 계열사에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여성 인재를 40% 이상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정하기도 했다.

 

△ 신대륙으로 눈을 돌려라...중국시장 접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 간 롯데마트 

신동빈 회장은 유통사업에서 중국사업은 철수하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사업은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7년 9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2018년 4분기까지 중국에 있던 롯데마트를 모두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롯데마트는 2017년 말 기준으로 중국 롯데마트 수가 112곳에 이르렀지만 이를 모두 팔거나 폐점했다. 

롯데마트가 중국 마트사업에서 손을 뗀 결정적 이유는 바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제적 보복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사드 배치 부지인 경북 성주 골프장을 제공했다. 

중국 정부는 소방법 위반 등으로 2017년 3월부터 중국 롯데마트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그 뒤에도 롯데마트는 제대로 영업을 재개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중국사업에서 타격을 받았다. 중국은 유통업계의 ‘무덤’이라고도 불린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도 중국사업에서 곧 손을 뗄 수 있다는 말까지 돈다. 

롯데그룹의 핵심 유통회사인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유통 인프라를 잃게 된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이 수조 원을 투자해 공들이고 있는 청두와 선양 프로젝트에서도 손을 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중국은 청두와 선양에 대규모 주상복합시설을 건설하고 있는데 다른 유통 계열사가 없어 시너지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중국 마트사업에서는 손을 뗐지만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사업에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0월5일 출소한 뒤 약 두 달 만에 일본에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랐다. 롯데그룹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거두는 매출은 2조9천억 원으로 전체 해외사업 매출에서 27%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16곳의 계열사가 진출해있다. 현지에 있는 임직원 수도 1만1천여 명에 이른다. 롯데그룹이 2016년까지 베트남에 투자한 금액은 1조8천억 원이다. 

인도네시아에도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가 10여 곳 이상 진출해 있는데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사업에 모두 1조2천억 원 이상 투자했다.

▲ 신동빈 회장이 베트남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뉴 롯데' 만들기에 총력​​​​​​​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폐쇄적이고 경직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롯데그룹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롯데그룹은 2015년 9월8일 '공정하고 투명한, 사랑받는 기업'을 목표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출범했다. 

신동빈 회장은 "활발하게 소통해서 고객, 파트너사, 임직원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조직 자긍심, 일하는 방식, 경직된 기업문화,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 등을 8대 핵심 과제로 삼았다. 

롯데그룹은 기업문화개선위원회가 성과를 냈다고 자평한다. 롯데그룹은 2018년 9월 기준으로 이 위원회를 통해 남성 의무육아휴직을 활성화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PC가 꺼지는 프로그램 등 약 700개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 '2인자' 부회장 시대에서 전문경영인 시대 열어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에서 전문경영인 부회장단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롯데그룹에서 부회장은 그룹의 2인자, 총수의 최측근으로 통했으나 2017년 2월 각자영역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전문경영인 3명이 새롭게 부회장에 오른 데 이어 2018년 1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허수영 전 롯데그룹 화학BU장(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롯데그룹 부회장은 2018년 초 모두 5명으로 늘었다. 

BU(Business Unit)는 롯데그룹의 사업단위로 관련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가락 경영’으로 대표되는 황제경영에서 탈피하고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BU체제는 ‘옥상옥 구조’ 등으로 의사결정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신동빈 회장 이 2018년 2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오히려 역할과 비중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원준, 송용덕, 이재혁, 허수영 부회장 등이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리고 각자 맡은 BU조직 소속 계열사를 아우르면서 신동빈 회장 의 부재를 메우는 데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 신동빈 회장(오른쪽)이 뉴질랜드 총리(완쪽)와 회담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신동빈 회장, 지배력 강화위해 롯데지주 출범​​​​​​​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신동빈 회장 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됐다. 신동빈 회장 은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롯데지주 보통주 10.5%, 우선주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월 초 롯데지주가 6개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면서 롯데지주 지분율이 출범 당시 10.5%에서 8.6%로 내렸지만 다시 오른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를 만든 뒤 6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순환출자고리도 모두 해소했다. 신동빈 회장 이 2015년 8월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지 2년4개월 만이다. 

롯데그룹은 2014년 6월까지 순환출자가 복잡해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뒤 계열사 분할 및 합병, 롯데지주 출범 등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를 출범할 때 황각규 경영혁신실장과 함께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지주는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을 맡고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푸드 사업회사의 지분을 확보했고 앞으로 롯데지주 밖에 있는 계열사 지분도 추가로 늘려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도 점차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 롯데지주 자회사로 롯데케미칼 편입​​​​​​​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0월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주말이 지나고 10월8일 월요일부터 곧바로 경영에 복귀했다. 그는 경영에 복귀한 뒤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먼저 착수했다. 

롯데지주는 2018년 10월10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과 롯데물산의 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방식으로 매입하면서 롯데케미칼 지분율을 23.24%로 높였다.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쓴 돈은 모두 2조2300억 원 정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그룹의 석유화학회사들이 롯데지주 아래로 편입된다”며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가 더욱 안정되는 것은 물론 유통, 식음료사업에 편중돼 있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핵심적 현금창출원으로 꼽혔지만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이 강한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를 각각 최대주주와 2대주주로 두고 있었다.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두면서 한국 롯데그룹은 실적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롯데지주는 보유하고 있던 롯데건설 주식도 롯데케미칼에 넘겼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건설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신동빈 회장은 이밖에 주주 친화정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1165만7천 주를 소각하고 4조5천억 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 신동빈 회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경제, 문화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우호훈장을 받았다. 롯데그룹 제공

 

△ M&A로 롯데그룹 외형 확대​​​​​​​ 

신동빈 회장 은 경영복귀 후 인수합병에 적극적 의지를 보인다. 

2018년 12월 롯데그룹은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인수가격으로 43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최고 가격이다. 향후 롯데그룹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편의점 점포 수가 1만2천여 곳으로 확대되면서 GS리테일을 바짝 추격하며 업계 3위로서 자리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또 인도 국영 화학회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 국영화학회사 OPAL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2019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OPAL의 기업가치는 약 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데다 인수합병을 통해 화학설비 건설 기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이번 투자를 향한 기대감이 높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키운 대표적 기업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 이 2004년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수장에 오른 뒤 롯데그룹은 인수합병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롯데그룹은 2004년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와 말레이시아 석유회사인 타이탄, 2012년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 등을 인수했다. 

신동빈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2011년 이후 성사한 1조 원 안팎의 인수합병만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뉴욕팰리스호텔, 삼성그룹 화학부문 등 4건이다. 

이 가운데 2015년 10월 진행된 삼성그룹 화학부문 인수는 롯데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약 3조 원에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분(90%), 삼성정밀화학(31.23%), 삼성BP화학(49%)을 인수했다. 롯데케미칼을 종합화학회사로 만들며 석유화학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신동빈 회장은 2015년 7월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거래를 직접 제안해 성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신동빈 회장이 롯데케미칼 신입사원 면접 현장을 찾아 지원자들을 직접 격려했다. 롯데그룹 제공

△ 향후 5년 동안 50조 원 투자, 7만 명 채용계획 세워​​​​​​​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0월23일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지 19일 만에 2023년까지 50조 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6년 약속했던 것보다 투자 규모를 10조 원가량 더 늘린 것이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화학을 양대 축으로 삼아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부문별 투자 비중은 유통부문 25%, 식품부문 10%, 화학과 건설부문 40%, 관광과 서비스부문 25%다. 

롯데그룹은 유통부문에서 온라인 역량을 강화해 온라인 유통사업자 1위로 발돋움하고 화학부문에서는 한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서 대규모 화학설비를 증설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롯데그룹은 유통부문에서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로지스틱스,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합해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 유통계열사 8곳의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에도 지속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새 술은 새 부대에...2019년도 임원인사로 '친정체제' 구축

신동빈 회장은 2018년 말 진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마치고 비로소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빈 회장은 2018년 12월19일부터 21일까지 롯데그룹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 부회장과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BU장 부회장,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사장이 물러났다. 

소 사장은 특히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사람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 이 신격호 시대의 흔적을 지우고 그만의 롯데그룹 시대를 열었다는 시선도 나왔다. 

신동빈 회장은 2011년 56세로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부터 롯데그룹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고 임원인사를 진행하며 황각규 부회장과 임병연 전무가 핵심 경영진으로 중용됐다. 

하지만 2015년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을 벌이면서 세대교체 임원인사 등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때문에 60대로 상대적 고령인 임원 수가 늘어났는데 경영권 분쟁이 끝나면서 2019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임원의 세대교체가 마무리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최고 정점에 올라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2인자로 삼고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과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사장, 이영호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등이 경영의 주축이 되는 구조를 갖췄다.

 

▲ 신동빈 회장이 모교인 콜롬비아대 MBA 재학생들에게 롯데월드타워 81층에서 공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완성이 목표

 신동빈 회장 회장은 한국 롯데그룹을 롯데지주를 앞세워 지주사 체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신동빈 회장 회장은 2019년 말까지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고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매각을 추진하는 금융 계열사는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비금융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지분을 보유하거나 계열사로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 주어진 시한은 2019년 10월까지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선이 많다. 카드업계의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2018년 12월5일 진행한 애널리스트간담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금융 계열사를 제3자 매각이 아닌 다른 방안을 고려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금융 계열사의 매각금액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다른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 이 금융사업에 강력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외부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신동빈 회장 이 금융사업에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금융 계열사 매각을 공식화했다는 말도 돈다. 

신동빈 회장 은 아직도 일본에 갈 때면 금융업계 종사자와 미팅을 잡는다고 한다. 부회장으로 승진했을 때도 글로벌과 금융을 성장동력의 주요 축으로 설정해 2002년 롯데카드의 전신인 동양카드, 2008년 롯데손해보험의 전신인 대한화재, 스팍스자산운용의 전신인 코스모투자자문의 지분 일부도 인수했다고 한다. 

호텔롯데 상장도 불확실하다. 신동빈 회장 은 2015년부터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부회장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왔지만 검찰수사, 구치소 수감 등 때문에 이를 이뤄내지 못했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지만 일본 롯데그룹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이 때문에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가 완성되려면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줄이고 롯데지주체제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상장을 미루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2018년 12월5일 이뤄진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밝혔다. 

 

◆ 비전과 과제

▲ 신동빈 회장이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준비상황 점검에 직접 나서 귀빈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회장은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고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해야 한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국정농단과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비리 재판 등과 관련해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풀려났지만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2019년에도 오너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을 안고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짓고 한국 롯데그룹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고 호텔롯데를 상장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8년 11월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짓기 위해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공정거래법이 일반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지주회사 전환 또는 설립 2년 안에 금융 관련 회사 지분을 처분하도록 규정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은 또 한국롯데의 지주사체제 안정을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는 방침도 정해뒀는데 현재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너무 낮아 사실상 상장계획이 멈춰 있다. 

롯데그룹의 공식적 지주사는 롯데지주지만 호텔롯데는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롯데건설 등의 최대주주로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있다. 그럼에도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그룹이다. 롯데지주가 출범했지만 그룹 지배력은 아직 반쪽에 그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줄인 뒤 한국의 롯데지주체제에 넣어 한국 롯데지주체제를 안착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롯데 지배력 강화도 과제로 남아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일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2018년 2월 물러난 데다 지배력도 지분율 4%대로 매우 취약하다.

호텔롯데가 일본 롯데그룹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만큼 일본 주주들의 지지를 잃는다면 신동빈 회장도 경영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롯데그룹은 정의당이 나서서 롯데갑질피해를 조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를 요구할 만큼 갑횡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현재 홍보 등 조직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소비자 접점 기업이 많아 여러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동안 문제가 발생하면 법무팀이 먼저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여론이 더 나빠졌지만 앞으로는 홍보인력 등을 중심으로 문제를 유화적으로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평가

▲ 신동빈 회장이 옴니채널 소비를 직접 시연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잘 웃고 잘 울고 인간미가 넘친다고 한다.

예의가 바르고 직원들을 매우 존중해 직원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

보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롯데’를 만들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신동빈 회장 이후 롯데그룹이 바뀌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한다.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학자 스타일로 온화하고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라고 알려진 데 비해 신동빈 회장 은 공격적이고 적극적 경영 스타일을 보인다. 이런 성격을 앞세워 형을 제치고 국내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언론 앞에 나서지 않고 공식석상에서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은둔의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혼자서만 회사 엘리베이터를 잡아타는 일이 없으며 해외로 출장을 갈 때 본인의 가방을 직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챙기는 등 겸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판에 참석할 때도 항상 가방을 직접 챙긴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현장경영 정신’을 물려받아 현장을 자주 방문하고 있으며 조용하지만 거침없는 추진력을 보인다. 롯데그룹에서 여러 건의 대형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의 외형을 키운 점에서 이런 추진력이 확인된다.

경제학을 전공한 점과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일한 경력이 신동빈 회장 의 경영 스타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융업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데 1997년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금융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놓고 "조용하고 치밀한 '컨설턴트' 타입의 경영자"라며 "직원들의 이야기를 주로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며 많은 말을 하기보다 수치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경영전략을 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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